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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한국은 나이를 세는 기준, 글로벌 기준으로 바꾸자

2017-04-24 13:47

조회수 :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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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나이를 세는 기준이 엉망입니다.


 


1980년에 태어난 저는 한국나이로 38살입니다. 엄연히 38살입니다. 하지만 모든 공공문서나 공식적인 나이를 밝힐때는 항상 '만'으로 셉니다. 저는 만으로 37살이고 36년4개월이기 때문에 36살이라고도 합니다.


 


한국사회에서 나이를 물을때는 38살이라고 말합니다. 이력서에 나이를 쓸때는 37살이라고 씁니다. 어떤 사람은 생일이 아직 안지났으니 36살이라고 주장합니다.


 


친구에게 몇살이야 물어봐서 동갑이라 말을 트는데 알고보니 난 38살이고 상대는 만으로 38살인 경우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초등학교도 8살(만7세)과 7살이 동시에 입학을 해서 그 여파로 친구끼리도 족보가 꼬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다 보니 빠른 80이네 느린 80이네 하며 족보정리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3명이 모이면 선배가 친구가 되고 친구가 갑자기 동생도 됩니다. 그러다가 서로 사이가 멀어집니다.


 


외국의 사정은 어떻습니까? 전세계에서 한국식으로 나이를 계산하는 나라는 오직 한국밖에 없습니다. 외국인을 만나 나이를 물어보면 저는 38살이라고 말합니다. 외국인은 혼동스러워 합니다. 36살인데 왜 38살이라고 하냐고. 그래서 한국은 태어나면서 부터 1살 먹고 들어간다고 설명합니다.


 


외국인은 참 독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이력서에 36살이라고 적는 것도 황당해합니다. 나이를 세는 것이 법으로 강제할 수는 없는 관습적인 면이기는 합니다만 만으로 새는 법과 태어나서 한살 먹고 들어가는 관습이 충돌하다보니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적지 않습니다 .


 


예를 들어 마흔을 넘기면 떠오르는 해를 보면 소주한잔 해야 하는데 알고 보니 만으로 38살2개월에 불과한 저는 소주를 마셔야 하는지 아니면 희망을 2년더 품어야 하는지 헷갈립니다. 불혹을 넘기는 의식을 2번 치를 수도 없고 불혹끼리 모여서 한해를 보내야 하는데 난 38살, 39살이야라고 우길수도 없고 난처합니다. 만으로 40살 동창끼리 모여 소주한잔 하자고 하면 한국나이로 41세나 42세일텐데 그 모습도 우스꽝스럽습니다.


 


혹시라도 국민들께 공짜로 기쁨을 드리거나 혹은 대선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적절한 시기에 국민들의 나이를 1살 어리게 만들어주시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만으로 새는 글로벌 표준나이법을 반포유포하시면 아마 국민들의 호감도도 상당히 올라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태어나서 1살 먹고 시작하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한살이라도 어리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똑같고 지금처럼 실업률이 높은 시대에 1살이라도 어리면 마음의 부담이 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글로벌 표준에 발맞춰 나갈 수 있어 외국인과의 의사소통도 더 원활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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