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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지난 4년간 '팁스' 지원 스타트업 238곳…"연내 150곳 추가"

엔젤투자 활성화 기본은 건전한 중간회수시장…"차기 정부 추가 육성방안 내놔야"

2017-04-2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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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사업인 팁스(TIPS) 프로그램을 통해 ‘엔젤투자자’의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총 218개 스타트업이 팁스를 통해 육성되고 있는 가운데 연초 이후 20개의 스타트업이 추가로 이름을 올렸다. 팁스는 정부로부터 선정된 팁스운영사(전문 엔젤투자자)가 벤처기업을 발굴해 초기 투자를 하면 정부가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다. 운영사가 1억원을 투자하면 정부는 최대 9억원을 스타트업에 지원한다. 2013년 성공한 기업인을 비롯한 전문가의 능력을 빌려 스타트업 시장을 키우기 위해 이스라엘 모델을 본떠 만든 프로그램이다.
 
19일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사진)은 <뉴스토마토>와 만나 올해 팁스를 통해 총 160~170개 스타트업을 선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당초 계획했던 스타트업 200개 지원 수준에는 못 미친다. 올해 정부의 팁스 지원 예산은 740억원. 지난해 530억원보다 210억원 늘어난 규모다. 숫자에 연연하기 보다는 될 성 부른 창업팀 선정에 더 집중하는 게 낫다는 설명이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 사진/한국엔젤투자협회
고 회장은 10대 재벌 중 절반은 10년 내 쓰러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은 한계에 도달했고 더 이상 재벌 스스로 지속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존의 경제전략은 더 이상 효용성이 없고, 살아남을 수 있는 건 개방형 혁신전략(오픈이노베이션) 기업뿐이라는 얘기다.
 
그는 “엔젤투자자가 키우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엔젤투자의 저변이 넓어졌고 안목이 높아진 그들 욕구를 채울 국내 스타트업의 역량도 커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혁신과 창조의 씨앗’이 될 창업은 곧 있을 4차 산업혁명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4차 산업혁명의 상징이기도 한 개방형 혁신전략의 답도 결국 창업에 대한 투자확대, 벤처기업과 대기업간 인수합병(M&A)에 있다고 했다. “노키아나 모토로라, 코닥, 샤프, 도시바, 소니 등 세계를 지배하던 일류기업들이 휘청대는 이유도 거기 있죠. 기술발전의 속도가 빠르고 계속되는 새 기술에 발을 맞추지 못해서는 어려워요. 창업 20년이 채 되지 않은 구글이 200개가 넘는 기업을 사들여 성장동력으로 삼는 사이에 국내 대기업들은 기술탈취에만 공을 들였잖아요.”
 
그러던 삼성이 스타트업 투자에 눈뜨고 있다는 점은 과거 초석을 닦던 구글과 많이 닮아 주목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루프페이와 비브랩스를 연이어 인수하며 삼성페이, 빅스비와 같은 차세대 상품을 내놓고 있어서다.
 
“융합과 협력을 않고는 발전이 어렵다는 것을 인지한 것이죠. 공유를 해야 지적 역량의 범위도 넓어지니까요.”
 
향후 미약한 중간회수시장 활성화가 관건이라고 고 회장은 강조했다. 투자금 회수에 필요한 엔젤투자 중간회수시장(세컨더리마켓) 체력이 역부족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정부가 추가 육성방안을 내놔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그는 “투자 이후 한 바퀴가 돌도록 회수가 안 되면 10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게 엔젤투자시장"이라며 "엔젤투자 회수가 재투자로 이뤄지는 선순환이 제대로 되게 하려면 벤처캐피탈(VC)에 엔젤전용 세컨더리펀드 투자 또는 후속 투자 시 강제적으로 10~20% 규모의 구주를 인수할 수 있도록 제도를 못 박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3년여 남은 2020년까지 엔젤투자자를 1만명을 양성하고 1조원의 엔젤투자를 달성한다는 목표는 유지한다고 했다. 궁극의 계획은 100만 창업인을 키우는 일이다.
 
“마침 대선정국의 막이 올랐고 유력 대선주자들이 4차 산업혁명을 차기 정부의 중요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문제는 창업 교육에 대한 큰 고민이 부재하다는 겁니다. 대선주자들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한 독일 등 선진국이 창업과 기업가 정신교육을 최우선에 두고 대비한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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