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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상장 준비' 진에어, 흥행 가능성은

지난해 호실적 기록…"기업가치 1조원 상회할 것"

2017-04-1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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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가 본격적인 상장 준비절차에 돌입하면서 상장 흥행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실적 호조 등으로 상장 흥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모기업인 한진칼의 재무상태와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THAAD) 보복 여파 등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 6일 기업공개(IPO)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했다. 진에어와 미래에셋대우는 조만간 킥오프(kick off) 미팅 일정을 조율하고 실사를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적으로 실사 후 6개월 뒤 거래소 상장 예비심사에 돌입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르면 올해 상장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서는 대부분 진에어가 성공적인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 호조와 향후 성장 전망이 높게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진에어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197억원과 5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매출액 7476억원, 영업이익 587억원)에 이어 2위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76.1%나 늘었다. 매출은 7197억원으로 56% 증가했다. 이는 제주항공의 성장률(매출액 22%, 영업이익 14% 성장)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이 기간 시장점유율 역시 5.2%로 제주항공(5.5%)에 근접했다.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기 22대를 운항 중인 진에어는 올해 2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으로 영업이익 기준 작년 대비 20%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5월 연휴 효과 등에 힘입어 꼭 상장이 아니더라도 1분기와 2분기 실적은 충분히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 A 애널리스트는 "진에어의 자산규모는 국내 LCC 1위업체인 제주항공의 60% 수준에 불과하지만 매출액과 순이익은 거의 동일하다"며 "모회사인 대한항공과의 공동운항(코드쉐어) 노선 확대 등으로 진에어는 최근에는 제주항공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기업가치는 2년 전 제주항공의 상장 당시(7700억원)보다 높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진에어의 성공적인 상장 기대감에 대주주인 한진칼의 주가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달 초 1만5000원대이던 한진칼의 주가는 12일 2만원대를 회복했다. 한진칼의 주가가 2만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2일 이후 7개월 만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상장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LCC 설립이 속속 추진되면서 출혈경쟁을 피할 수 없고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 등으로 중국 이용객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방자치단체 주도의 LCC 설립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5곳이다. 강원도는 지난해 4월 플라이양양의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말 국토교통부에 신규 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했다. 운송면허가 나면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에 이어 7번째 LCC가 출범한다. 이 밖에도 지난 1월 설립된 에어포항을 비롯해 K에어항공, 에어대구, 남부에어 등도 설립을 추진하고 운항면허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증권사 B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유가와 환율 상승 부담과 중국 사드 보복에 따른 일본, 동남아 등 타 노선 확보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와 같은 호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진에어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의 재무상태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한진칼의 신용등급은 BBB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이 연대보증을 제공한 회사채 신용등급도 BBB+(부정적)에 그쳐 차환용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다. 여기에 오는 10월(500억원)과 12월(600억원) 만기가 도래하는 공모 회사채도 갚아야하는 처지다. 지난해 한진칼은 매출 9910억원, 영업이익 990억원, 순손실 3038억원을 기록했다.
 
B 애널리스트는 "진에어 상장의 경우 대주주인 한진칼이 4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1100억원에 대응하기 위해 상장절차를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며 "진에어 상장이 기업가치 극대화보다는 모기업 재원마련에 뜻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향후 진에어의 성장가능성을 유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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