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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안희정 충남지사가 추천하는 책들(1)

2017-04-1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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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취재 차 충남 홍성 충남도청을 찾았습니다. 도지사 집무실이 있는 5층에 내리니 한 켠에 ‘도지사가 추천하는 책’ 코너가 있더군요.
 
사진/뉴스토마토

이번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결과에 상관없이, 안희정 충남지사는 제게 흥미로운 인물 중 한 명입니다. 향후 행보가 궁금하기도 하고요. 한 개인이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를 통해 평소 생각과 사상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볍게 한 권씩 소개해볼까 합니다.
 
사진/뉴스토마토

담론(신영복 저, 돌베개) - 고 신영복 교수는 이전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마음을 다스리고, ‘강의’에서 동양고전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에 대한 탐색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번 책에서 신 교수는 ‘사색’과 ‘강의’를 ‘담론’이라는 이름으로 합쳐냈습니다.

빨래하는 페미니즘(스테퍼니 스탈 저, 민음사) - 저자는 신화와 종교에 나타난 여성 이미지를 추적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초기 페미니즘(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존 스튜어트 밀 등)을 다시 읽고, 버지니아 울프와 시몬 드 보부아르, 베티 프리단 등 걸출한 페미니스트들의 사상을 하나하나 검토합니다. 케이트 밀렛,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에리카 종 등 급진적인 페미니스트의 이론과 작품을 세부적으로 확인하고,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라캉의 영향을 받은 프랑스 페미니즘도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해설해 줍니다. 저자가 왜 이런 과정을 거쳤냐고요? 여성들의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페미니즘 고전’을 펼쳐 읽기로 결심한 덕분입니다. 개인의 결심이 책도 내고, 세상도 바꿉니다.

토지(박경리 저, 마로니에북스) - 평사리의 대지주인 최참판댁의 흥망성쇠를 중심으로 동학혁명, 식민지시대, 해방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한 많은 근현대사가 폭넓게 그려져 있는 책입니다. 당시 사회의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인물들과 반세기에 걸친 장대한 서사, 그리고 참다운 삶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등은 작가의 생생하고 아름다운 문체를 만나 한국문학에 큰 획을 그은 책 ‘토지’로 태어났습니다. 국내를 넘어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 국외에서도 이름을 떨치고 있는 책입니다.
 
사진/뉴스토마토
 
불가능의 예술(바츨라프 하벨 저,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 - ‘벨벳혁명’의 주역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담은 연설문 모음집입니다. 저자는 양심과 책임으로 현실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의 공적 가치를 강조하며 ‘불가능’을 끊임없이 좇은 인물입니다. 공산체제 밑에서 산 극작가였고 반체제운동의 최전선에 선 저항자이기도 했습니다. 공산 체제가 인간성을 파괴하는 과정을 날카롭게 관찰하고 폭로했죠. 책에서 저자는 지성인의 기상과 작가의 기질을 살려 자신의 생각과 꿈을 있는 그대로 피력하고, 허위와 거짓에 맞춰가기를 거부하며 ‘진리 안에서의 삶’을 주장합니다.

전략적 비전(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저, 아산정책연구원) - 오늘날 세계는 모든 국가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의존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생존 문제가 국가들 간의 전통적인 갈등보다 더 중요해진 것은 지금까지 유례가 없던 일입니다. 저자 브레진스키는 책에서 위의 질문들에 답하면서 앞으로도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2025년 이후를 내다보는데 필요한 전략적 비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주인이 바뀐다(안병진 저, 메디치미디어) - 지난해 미국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진정한 변화(real change)를 요구하는 샌더스 열풍이 아래로부터 불었고, 여성과 이민자를 배제한 위대한 미국(great America)을 외치는 트럼프가 공화당대선 후보로 맞붙었습니다. 바다의 움직임을 보기 위해서 파도가 아닌 바람의 흐름을 살펴야 하듯 대선 상황에서는 드러나는 정치 지형의 변동, 이를 추동하는 주도 세력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주류 세력의 이 같은 변화는 문명적 전환을 의미하죠. 책 ‘미국의 주인이 바뀐다’는 지난해 미 대선결과에 상관없이, 세상을 읽는 큰 흐름을 읽는 법을 포착하기에 좋은 정치 해설서로 보입니다.
 
(나머지 책은 2부에서 소개합니다)
 
최한영 정경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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