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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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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핑계 "대선 지나고 봅시다"

2017-03-2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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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지나고 다시 얘기합시다"


요즘 좀 높은 위치에 있다고 하는 임원의 인터뷰를 추진하려고 하면, 심심치 않게 듣는 말이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민간회사 임원들도 그렇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한다. '대선까지는 그럼 기자는 뭐합니까' 되물으니 '일단 알았으니 다시 얘기합시다' 그런다. 


물론 그들이 언론 인터뷰에 의무적으로 응해야 하는 이유는 없다. 잘 안다. 언제 한번 보자는 말은, 결국 하기 싫다는 거절의 완곡한 표현일 수도 있다. 대선이 아니었더라도 '상반기 끝나고 봅시다', '현안이 마무리되면 봅시다' 다른 핑계가 있었을 것이다.


인터뷰뿐만이 아니다. 사람을 만나고 밥 약속을 잡는 것이 우리의 일인데, 돌아오는 말은 '대선 지나고 봅시다'. 5월에 잡은 약속들도 앞당기거나 더 미루고 있단다. 구내식당에서만 먹겠다는 건가. 잘 안다. 이것 역시 또 다른 거절의 표현인 것을. 그 사람의 거름종이에 걸러진 걸수도 있다.


거절에는 충분히 익숙하다고 생각하지만, 핑계가 '대선'이라 마음에 걸린다. 선거날 한 표를 행사하는 것 말고 대선 때 우리가 할 일이 뭐가 있는지. '아 대선이군요' 하고 거절을 받아들이는 스스로도 우습다. 왜 이해한 '척' 했던거지. 헌법을 짓밟은 죄목으로 대통령이 파면되고, 10여년만에 정권이 바뀔 것 같다는데, 눈치보기 줄서기는 여전하겠구나 싶다.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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