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최용민

yongmin03@etomato.com

하루하루 버티는 당신에게 힘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문' 호남 압승하자 '반문연대' 다시 꿈틀

김종인 직접 출마 움직임…단일화 주장 유승민 당후보 확정

2017-03-28 17:12

조회수 : 1,095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본선에 오르면 곧 당선'이라는 더불어민주당 19대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면서 반작용으로 ‘반문 연대’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대표적 반문 인사인 김종인 전 대표가 민주당·국민의당 의원들과 조찬 회동을 했고, 범 보수후보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는 유승민 후보는 바른정당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김 전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민주당 최운열·최명길 의원, 국민의당 주승용·김동철 의원 등과 조찬을 함께 했다. 민주당 호남 경선에서 문 후보가 60% 이상 득표함에 따라 향후 대응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늦어도 다음 주에는 김 전 대표가 직접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회동에서 일부 의원들은 김 전 대표의 출마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한 사무실에도 곧 입주한다.
 
김 전 대표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반문 연대’ 형성을 위한 합종연횡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반문 의원들이 김 전 대표를 따를 것이냐에 달렸다. 이날 조찬 모임도 민주당 내 반문 의원과 안철수까지 포함한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는 국민의당 의원들의 의중을 알아보기 위한 모임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전 대표도 실제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
 
아울러 이날 유승민 후보가 바른정당의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서 보수 후보 단일화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유 후보는 자유한국당은 물론 국민의당까지 포함한 단일화에 염두에 두고 있다. 한국당 후보 중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홍준표 후보도 바른정당은 물론 국민의당을 포함한 단일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보수를 넘어 중도 통합 단일화가 논의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즉 ‘반문 연대’를 위한 단일화 스펙트럼이 확장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치권에서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과 김 전 대표의 제3지대 등이 모두 참여하는 ‘원샷’ 경선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에 대한 반감이 높은 호남 민심 등 여러 사항을 고려했을 때 단계적 단일화가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먼저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단일화 이후 국민의당과의 단일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제3지대에 남아 있는 김 전 대표까지 가세할 경우 ‘문재인 대세론’에 대항할 수 있는 1대1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문제는 ‘반문 연대’의 키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다. 호남 경선에서 압승한 안 후보는 여전히 ‘자강론’을 주장하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후보와 2012년 대선 후보를 사퇴하면서 이름처럼 철수만 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도 후보를 사퇴한다면 정치적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가 곧 후보 사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민주당에서 문 후보를 최종 후보로 선출할 경우 안희정 후보 등을 지지했던 중도층의 표심이 안 후보 쪽으로 몰릴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진행되는 후보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안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다자 구도보다는 양자 구도가 안 후보에게 더 유리하다는 점에서 안 후보가 이를 마다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1대1 구도를 형성해야 승산이 있다는 명분 앞에서 끝까지 ‘자강론’을 내세우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더욱이 호남 이외 경선에서 안 후보가 압승하지 못할 경우 '자강론'은 힘을 잃을 수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안철수 후보가 다음주에 20% 정도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자신감이 생겨 단일화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4파전이 아니고 3파전으로 대선이 진행된다면 안 후보도 불안하기 때문에 단일화를 받지 않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특히 "지금 '반문 연대'의 핵심은 김종인 전 대표가 아니라 안철수 후보"라고 말했다. 한국당 홍 후보가 단일화에 긍정적이고, 바른정당 유 후보도 적극적인 상황에서 안 후보까지 단일화를 받을 경우 19대 대선을 앞두고 대선 판이 급격히 요동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후보자 등록 신청일인 4월15일 직전과 투표용지 인쇄일인 4월30일 직전, 사전 투표가 진행되는 5월4일 직전에 단일화를 위한 큰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세 번의 시기를 놓칠 경우 ‘반문 연대’를 위한 후보 단일화는 불가능해진다.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한국당과 바른정당과의 후보 단일화는 후보자 등록일인 4월15일 이전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4월18일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보조금 지급이 예정돼 있어 실제 후보 단일화는 그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른 당에 비해 재정이 부족한 바른정당이 후보 사퇴를 하더라도 선거 보조금은 받아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2년 대선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선거보조금을 수령한 이후 대선 이틀 전에 후보를 사퇴해 ‘먹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장 비상대책위 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대구지역 인사들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 최용민

하루하루 버티는 당신에게 힘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