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후보가 당의 지지기반이자, 최대 승부처인 호남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안 후보가 대선 전 연대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개헌 시기 문제 등에 대해 이견이 있었던 당내 중진 의원들과의 주도권 경쟁에서도 승리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안 후보 주도로 당의 주요 노선이 정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5일과 26일 잇달아 열린 광주·전남·제주 권역과 전북 권역 경선에서 총 64.60%를 얻어 경쟁자인 손학규 후보(23.48%)와 박주선 후보(11.92%)를 큰 차이로 앞섰다. 그동안 당내에서 긴장관계를 유지해온 호남 중진들의 텃밭에서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이들의 기세를 제압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특히 안 후보가 주장해온 국민의당 중심의 집권전략인 자강론이 당내에서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황주홍 최고위원 등 당 중진의원들이 지난 23일 안 후보의 ‘연대 불가론’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지만 박지원 대표는 27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바른정당이 탄핵에 동조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실패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안 후보 지원사격에 나서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당내 문제를 정리한 안 후보의 시선은 이제 본선을 향해 있다. 캠프 내 미래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용주 의원은 이날 “부산·울산·경남 권역과 대구·경북·강원 권역은 지지세가 약하고 조직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본선 대비 차원에서 경선 결과와 상관없이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지역 후보 연설에서도 ‘미래 지도자 이미지 부각’, ‘통합 행보’, ‘문재인 후보와의 차별화’ 등이 핵심 전략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전북 경선이 열린 지난 26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안철수(가운데) 후보가 연설을 마친 뒤 박지원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