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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vs 정용진, 사촌 오너간 '밥상' 두고 '진검승부'

신세계 '피코크·올반' 유통채널 확대 박차…CJ '비비고'와 정면 대결

2017-03-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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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범 삼성가에서 독립해 각자의 영역에서 입지를 굳힌 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004170) 부회장이 사촌간 피할수 없는 '밥상' 전쟁에 돌입했다. 이들은 사촌지간으로 고 이병철 회장의 손자들이다.  CJ와 신세계가 '가정간편식'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며 사촌간 진검승부에 나선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사촌 기업인 CJ와 신세계는 한동안 식품과 유통에서 서로의 영역을 최대한 침범하지 않으면서 사업을 전개해 왔지만 지난해부터 양사가 동일한 사업영역의 경쟁구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사촌간의 혈투'가 된 무대는 '가정간편식 시장'이다.
 
우선 신세계 이마트(139480)는 자사 가정간편식 브랜드 '피코크' 제품을 AK플라자 분당점 식품관에 공급할 예정이다. PB상품을 표방하며 신세계그룹 유통매장에서만 판매하던 '피코크' 제품을 다른 유통 업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신들의 PB제품을 다른 회사 유통 채널에서는 판매하지 않던 불문율이 깨진 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 다르다.
 
이마트는 AK플라자 분당점 지하1층 식품관에 '피코크 상품 존'을 마련하고 인기 상품을 중심으로 약 130품목을 선보일 계획이다. AK플라자 분당점을 시작으로 소비자 반응에 따라 AK플라자 측과 협의해 판매 매장을 더욱 확대한다는 내부 방침도 세웠다.
 
2013년 첫선을 보인 피코크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위드미, 신세계면세점 등 자사 유통망 내에서 주로 판매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쿠팡을 시작으로 유통 채널 확대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신세계는 타 유통 채널에 상품 공급을 전담하는 피코크 영업팀도 신설했고 SK플래닛 시럽·카카오·옥션·G마켓·11번가·롯데홈쇼핑 등 온라인 판매채널은 이미 전방위로 확대했다.
 
피코크 매출액은 2013년 340억원에서 지난해 1900억원을 달성하며 비약적인 성장 중이다. 상품 수도 2013년 200종에서 지난해 1000종으로 늘었다. 신세계는 올해 피코크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60%가량 증가한 3000억원으로 목표로 설정했다.
 
업계에선 피코크가 신세계 울타리를 벗어나 타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을 시작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식품 제조 브랜드 영역 침범이 본격화되며 궁극적으로는 사촌형이 이끄는 CJ 주축 사업인 식품제조 영역에서 전면전을 선언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PB(자체브랜드)상품'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NB(제조브랜드)상품'인 CJ의 '비비고' 브랜드와 정면 대결은 피해왔기 때문이다.
 
신세계의 무기는 '피코크'외에도 신세계푸드(031440)의 '올반'이라는 가정간편식 브랜드를 보유 중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9월 '올반'을 론칭한 신세계푸드 역시 '피코크'와 마찬가지로 유통채널 확대를 전사적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가정간편식 시장에 '올반'이 피코크보다 늦은 지난해 9월 론칭해 아직은 자사 유통망 위주로 판매 중이지만 최종 목표는 경쟁 유통망까지 판매채널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코크'가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로서 다른 유통채널로 진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 '올반'은 제조업체 고유 브랜드로서 경쟁 유통채널에 진출하기 쉽다는 장점을 감안하면 신세계의 가정간편식 시장 공세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CJ도 신세계의 공세에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은 지난해 6월 글로벌 한식브랜드 '비비고'를 활용해 상온 가정간편식 시장에 진출했다. 냉동식품에 주력해왔던 CJ제일제당이 시장에서 보폭을 넓힌 것을 두고 종합식품회사로 성장 중인 신세계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비비고'를 론칭하며 한식 메뉴를 기반으로 한 간편식 시장 공략에 나선 CJ제일제당은 제품군을 확대하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비고 가정간편식은 출시 8개월만에 누적매출 150억원을 달성하는 등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닭곰탕과 설렁탕, 소고기미역국 등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지속적인 탕류와 국류 등 추가 신제품을 선보여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지난해 햇반 컵반과 비비고 국·탕·찌개 등의 가정간편식 매출이 100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증권가에서도 "CJ제일제당의 올해 가정간편식 매출액은 2100억원으로 지난해(100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식품업계 유일무이했던 '매출 10조 시대'도 결국 가정간편식이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제조 영역에서 압도적 지배력으로 시장을 이끌어오던 CJ는 사업영역 파괴에 나선 신세계의 도전이 적잖은 위협이 될 것"이라며 "제조 노하우를 앞세운 CJ와 유통 경쟁력을 앞세우기 시작한 신세계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사촌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각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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