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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파면)헌재 "8인 재판부 탄핵심판 문제 없어"

대통령 대리인단 주장에 "결원 상태가 오히려 유리" 반박

2017-03-1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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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대리인단은 탄핵심판 막바지까지 8인 재판관 체제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선고를 미루려 애썼지만, 헌법재판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10일 탄핵심판 결정문에서 "헌법재판관 1인이 결원돼 8인의 재판관으로 재판부가 구성되더라도 탄핵심판을 심리하고 결정하는 데 헌법과 법률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헌법재판소장 임명을 기다리며 현재의 헌정위기 상황을 방치할 수 없는 현실적 제약을 감안하면 8인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현 재판부가 이 사건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며 "탄핵의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결원 상태인 1인의 재판관은 사실상 탄핵에 찬성하지 않는 의견을 표명한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므로 재판관 결원 상태가 오히려 피청구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관 중 결원이 발생해도 헌법 수호 기능이 중단되지 않도록 7명 이상이 출석하면 사건을 심리하고 결정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헌법 제113조 제1항은 헌법재판소에서 법률의 위헌결정, 탄핵의 결정, 정당 해산의 결정 또는 헌법소원에 관한 인용 결정을 할 때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또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1항은 헌법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규정하고, 제36조 제2항은 결정서를 작성할 때 '심판에 관여한' 재판관 전원이 서명날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판결했다.
 
이와 함께 "헌법재판소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해 공석이 발생한 현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인 국무총리가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며 "국회에서도 이 문제에 관해 정당 사이에 견해의 대립이 있는데,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없다는 의견에 따라 임명 절차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게다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없다는 견해를 따르면 헌법재판소장의 임기 만료로 발생한 현재의 재판관 공석 상태를 종결하고, 9인 재판부를 완성할 방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통령 대리인단 중 김평우 변호사는 지난 8일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재판소의 8인 재판은 원천 무효"란 내용의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했다. 김 변호사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재소장을 임명해 헌법에 맞는 9인 재판부를 구성할 때까지 헌재는 탄핵심판 결정을 미뤄야 한다"며 "그동안 헌재는 심리를 계속하면서 대통령 측에 각하 주장과 증거를 제출할 수 있는 반론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8인 재판부는 심리만 할 수 있고 평결을 할 수 없으며, 재판권 없는 8인 재판부가 내린 결정은 법률상 무효"라고 말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이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을 인용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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