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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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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인용 불복'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는 '희망고문'"

학계·법조계 "대상 안 될 뿐더러 국가 망신"

2017-03-0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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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을 중심으로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를 인용할 경우 불복 방법으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박 대통령 탄핵결정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제안은 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평우 변호사 측에서 처음 공식 제기됐다.
 
김 변호사는 지난 달 25일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주최로 열린 제14차 ‘탄핵반대 집회’에서 자신과 함께 박 대통령을 위한 국제변호인단을 조직하고 있다며 장수덕 미국법자문사(미국 변호사)를 소개했다. 이 때 장 변호사가 “법률을 연구함으로써 보좌해서 김평우 변호사님이 박근혜 대통령님도 구하고 이 나라의 법치주의도 구하고. 만약 그것이 어려울 때에는 저희들은 종국적으로는 국제사법재판소까지 갈 각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변호사는 또 “국제 공식 의견서를 유튜브를 통해 보내드리겠다. ‘법치애국’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하겠다”며 “앞으로 모든 일을 공개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해 상당히 구체적인 대안이 있음을 암시했다.
 
물론 김 변호사가 직접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제안을 통한 탄핵불복’을 공식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과 뜻을 함께 하고 있다며 소개한 장 변호사의 이 같은 발언을 제지하거나 정정하지 않아 김 변호사도 같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통령 탄핵대리인단 소속 변호사 전원의 일치된 의견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 측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제안을 통한 탄핵불복’ 대응안은 유럽인권재판소 사례에서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황도수 교수는 “터키 헌법재판소에서 나온 결정 중 인권 탄압으로 볼 수 있는 결정을 당사자들이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해서 파기결정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유럽인권재판소는 1959년 설립됐으며, 앞서 1953년 9월 체결된 유럽인권보호조약을 비준한 47개국 모두에 판결의 효력이 미치고 있다. 그 한 예로 유럽인권재판소는 2012년 종교적 신념에 의해 집총을 거부하는 자를 처벌하는 것은 합헌이라고 결정한 터키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해 “유럽인권협약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결정하고 터키 정부에 대체복무 도입을 권고했다. 한 국가의 헌재 결정을 파기하는 사례이다.
 
국제사법재판소에 우리 헌재의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인용 결정을 제소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해석이 지배적이다. 국제사법재판소는 국가 간의 분쟁을 법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세워진 국제연합(UN) 사법기구이다. 즉, 박 대통령에 대한 우리 헌재의 탄핵인용 결정은 심리 대상이 아니다.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민주주의법학연구회 회장)는 “대통령 탄핵 문제는 국가 주권의 문제이다. 다시 말하면 주권자인 우리국민에 의해 정해진 우리헌법으로 결정할 문제”라며 “국제사법재판소는 관할이 없다. 관할이 있다고 한다면 주권 침해”라고 잘라 말했다. 황 교수도 “제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관할이 없다. 각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헌법전문 변호사는 “김 변호사 측이 이런 제안을 박 대통령 지지자들 앞에서 공개 제안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된다고 해석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그러나 “판사 출신에, 대한변호사협회장 출신이면서 박 대통령 대리를 맡고 있는 법률가의 자세로 보기에는 매우 무책임하다”며 “진정성을 갖고 탄핵반대 집회에 나온 시민들에게는 이른바 ‘희망고문’이며, 국가적으로는 망신”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김 변호사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질 않았고, 김 변호사와 뜻을 같이 하는 조원룡 변호사는 "취재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최종변론기일에서 대통령 측 변호인단 김평우 전 대한변협 회장이 피청구인측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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