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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재판관 남편은 통진당원, 박원순 며느리는 김재규 딸?

'거짓뉴스' 폐해 심각…악성루머, 기사로 재생산 유포

2017-03-01 16:43

조회수 : 26,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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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용준·이우찬기자] 지난 1월 2일 보수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일간베스트(일베) 게시판에 영국 공영방송 BBC 화면과 함께 박원순 서울시장이 보신각 타종 행사를 앞두고 도망가다가 신발을 잃어버렸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한 일베 회원이 만든 가짜 뉴스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지난 연말 보신각 타종 행사 당시 태극기집회의 기세에 눌려 박 시장이 신년사도 하지 못한 채 도망갔다는 악성루머에 근거를 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두고 여론전이 심화되는 가운데 사실 관계를 고의로 왜곡한 거짓뉴스(페이크뉴스)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커뮤니티와 SNS(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 등)망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어 파급효과가 더욱 커지고 있다. 거짓뉴스는 고의적 악성루머를 기초로 언론 기사형태를 띄고 있어 더욱 문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가 한창 진행될 때에는 박 특검이나 양재식 특별검사보에 대한 악의적 루머와 기사가 문제가 됐다. 물론 모두 사실 무근이다. 수사기간 종료일이 임박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수사기간 연장 불승인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수사기간 연장을 위해 박 특검이 자진 사퇴할 것'이란 루머가 빠르게 퍼졌다. 지난 24일 특검팀은 “사실 무근이고 검토한 사실조차 전혀 없다”며 해명까지 해야 했다.
 
최근에는 이정미 헌법재판관(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에 대한 루머글이 카카오톡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사이트에는 ‘이정미 재판관 남편이 통진당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지난달 27일 게시됐다. 이 재판관의 남편인 신혁승 숙명여대 교수가 통합진보당 당원이라는 내용이다. 통진당에 반감을 갖고 있는 보수층을 자극해 이 재판관을 압박하려는 의도이다. 실제로 이 글에는 “이 재판관의 문제점은 자신의 임기 전에 판결을 마치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탄핵 당사자에게 충분히 변론 할 기회를 주지 않고 판결하려는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탄핵이 인용된다면 그녀는 만고의 역적이 되고, 헌정 사상 최악의 정치 마녀 재판관으로 기록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재판관은 통진당 해산심판 당시 주심 재판관이었고 해산이 정당하다는 의견을 냈었다. 헌재 관계자도 “신 교수는 당적을 가진 적 조차 없다”고 루머를 일축했다. 
 
서울광장 사용을 두고 탄기국(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과 각을 세우고 있는 박원순 시장에 대한 거짓뉴스와 루머 공격은 도를 넘었다. 지난 주말인 25일 태극기 집회를 앞두고는 집회 참여를 독려하며 ‘박원순 며느리가 김재규 딸이라는데?’라는 제목의 글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해당 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죽인 김재규와 박원순 시장이 사돈관계라며, 이를 근거로 박 시장이 박정희 정권 당시부터 전교조 등과 함께 대한민국을 뒤엎으려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박 시장 측에 확인 결과, 1남 1녀를 두고 있는 박 시장의 며느리는 롯데호텔 이사의 딸인 30대 초반의 맹씨로, 2013년 결혼 당시 언론에 많은 기사가 나기도 했다. 심지어 1926년생인 김재규의 딸은 1950년대 초반에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박 시장 아들 주신(1985년생)씨와 나이가 안 맞는 것은 물론, 1956년생인 박 시장보다도 나이가 많다.
 
지난 주말에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탄핵 반대 집회에서 ‘서울시장의 탄식, 차라리 관광 명소인 스케이트장이나 개장할 걸’이라는 유인물이 등장했다.
 
TBS 생중계를 비롯, 인터넷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보신각 타종 행사에서 박 시장은 정상적으로 신년메시지를 전하고 시민들과 함께 ‘아침이슬’까지 불렀으며, 박 시장은 유인물에 담긴 내용은 언급한 적 조차 없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대응할 가치조차 없는 터무니 없는 얘기들로 거짓 선동을 통해 상대를 음해하고 왜곡하려는 행태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구태 중의 구태”라며 “도를 넘는 비방과 인신공격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처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짓뉴스는 책임 있는 전문가들이나 유명인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 하는 근거로 사실 확인 없이 인용하면서 더 큰 문제로 비화된다. 박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서석구 변호사조차 1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철저히 보신각 주변을 차단했지만, 우리는 12시(자정)에 들어가서 결국 박 시장이 신년사도 못하고 쫓겨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송기호 변호사(민변 국제통상위원장)는 “가짜뉴스는 표현의 자유를 넘어섰고 사회적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독자들에게만 맡길 일은 아니며, 법 개정은 물론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면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박원순 시장에 대한 일베 가짜뉴스, 이정미 재판관 음해 게시물, 박 시장과 김재규의 사돈 관계 루머 글. 사진/인터넷커뮤니티
 
박용준·이우찬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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