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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특검 이어 칼 잡은 검찰, 롯데·SK 뇌물수사 정조준

탄핵정국으로 검찰 인사 적체…'특수본' 인력이 그대로 수사할 듯

2017-02-2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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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수사기간 연장 불허로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가 종료되면서 재계가 얼어붙고 있다.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되면서 삼성을 제외한 롯데와 SK, CJ 등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자금 지원 대가로 특혜를 받은 의혹에 휩싸인 기업들이 검찰 수사의 정조준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 12월 국정농단 수사를 특검팀에 넘기기 직전까지 롯데와 SK, CJ 등 기업들에 대한 뇌물 혐의 수사를 마치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전방위적인 압수수색과 광범위한 증거분석이 있었지만 결국 성과는 특검팀이 가져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특검팀은 수사기간 내내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건을 수사하느라 삼성 외 나머지 기업들 수사는 진행하지 못했다.
 
특검법은 특검팀 수사기간 종료일로부터 3일 내에 수사권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넘기도록 돼있다. 서울중앙지검장은 앞서 특별수사본부를 이끌고 재계를 전방위로 뒤흔든 이영렬 고검장이다. 정상적인 정국이라면 검찰 정기 인사에 따라 다른 곳으로 영전해야 했지만 탄핵정국 때문에 여전히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다.
 
특별수사본부에서 재벌기업들을 조사했던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 한웅재 부장과 특수1부 이원석 부장, 첨단범죄수사1부 손영배 부장검사 등 수사 핵심인력도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도 특별수사본부로 흡수돼 수사에 참여할 가능성이 많다. 특검팀에서 삼성 뇌물 사건을 마무리 지었기 때문에 나머지 기업들에 대한 수사 집중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과거 특별수사본부 수사상황과 특검팀이 확보한 증거자료 등을 토대로 볼 때 롯데·SK·한화·현대차·CJ·포스코 등 에 대한 순차적으로 또는 동시 다발적으로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2015년 7월24일 박근혜 대통령이 주관한 17대 기업 총수들 공식 오찬 직후 각각 박 대통령과 독대를 한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 총수들은 독대 기회에 기업의 현안을 메모해 박 대통령에게 민원을 제기하고 면세점 인허가나 총수 취임, 사면 등의 대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고위관계자는 재벌기업들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이미 수사를 했던 사건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고, 선수(수사인력)들도 그대로 남아 있어 상대적으로 수사가 수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최순실씨 등의 국정농단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대가성 의혹과 관련해 롯데그룹과 SK그룹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지난해 11월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수펙스추구협의회가 위치한 SK본사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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