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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해피투모로우)1인가구 전성시대…창업 트렌드 '지각변동'

취업보다 창업 선호…한식 분식 등 배달음식도 불티

2017-02-28 16:17

조회수 : 4,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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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창업 열풍이 뜨겁다. 회사에서 벗어나 본인만의 가게를 운영하는 로망은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았을 것이다. 창업에 대한 열망을 단순히 생각이 아닌, 실행으로 옮기는 예비창업자가 늘어나면서 여느 때보다도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이 활발해 지고 있다.
 
최근 국내 1인 가구 수가 늘어나면서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음식, 주방가전, 가구, 디저트 등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이들 품목은 최근 백화점, 고급호텔 등 매장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다.
 
특히 디저트는 관련 시장이 약 4년 전부터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고급 디저트시장에 가장 활발한 진출을 보이고 있는 백화점과 고급 호텔의 경우 유명 디저트 브랜드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혼밥, 혼술, 혼족 등으로 표현되는 1인 가구 500만 세대인 시대, 그냥 사회적 현상이려니 하고 지나치기엔 너무 규모가 커진 1인 가구 세대수다.
 
더구나 2020년엔 우리나라 전체 가구수의 30% 가량이 1인 가구가 될 것이라는 통계청의 예측 자료는 향후 창업을 앞둔 예비창업자들에게도 창업전략에 이를 어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최근 계속되는 경기불황과 평균 초혼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1인 가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행정자치부의 ‘2016년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 가구 수가 739만 가구로 전체 2121만 가구 중 34.8%의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이러한 1인 가구 수 증가로 인해 많은 기업에서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 개발과 다양한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그 중 외식창업 업계가 가장 활발하다. ‘혼밥’, ‘혼술’ 이라는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1인 가구가 새로운 소비문화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1인 가구의 증가세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 사회가 징행되면서 혼자 사는 노인 인구가 늘고 있고, 취업·결혼을 미루는 청년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29.6%, 2035년에는 34.3%까지 1인 가구가 증가할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외식창업 업계에서는 2017년 추천창업 키워드로 ‘1인 가구’ 공략을 꼽았다. 1인 가구의 소비문화를 살펴보면 혼자서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배달음식의 소비가 크게 나타남에 따라 1인분 단위 판매와 가성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인가구 마케팅은 어떻게 하나
 
우리나라에서 한 해 새로 생겨나는 기업 숫자가 80만 개를 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절반은 2년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작은 자본으로 시작하는 도, 소매와 숙박, 음식점은 창업 준비 부족과 불황이 겹치면서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문제는 새로운 트랜드인 1인 가구의 생활 방식이 이전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BC카드 빅데이터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소비의 특징은 합리적 소비다. 3~4인 가구 대비 수익이 적기 때문에 1인 가구는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외식업계 역시 1인 가구를 겨냥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프리미엄 쌀 브랜드 미사랑인들이 론칭한 한식전문점 니드맘밥은 공간활용을 극대화한 1인 가구를 겨냥한 1인 창업 아이템이다. 인테리어도 독특하다. 매장 중앙에 주방을 두고 1인용 좌석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매장 입구에 식권발매기를 설치해 고객이 직접 원하는 메뉴를 선택, 비용을 지불토록 했다. 자동으로 주방으로 전달돼 종업원이 필요없는 시스템이다. 특징은 뛰어난 밥맛이다. 매일 아침 매장에서 현미를 즉석 정미해 전통 가마솥에 밥을 한다. 불필요한 반찬 가지수를 줄여 가격도 저렴하다.
 
친환경 죽전문점 본앤본은 100% 유기농 쌀과 국산 참기름, 친환경 녹두와 팥, 국내산 전복, 친환경 채소육수 등 최상의 재료를 사용해 웰빙에 관심높은 1인 가구의 발걸음이 많아졌다. 본앤본은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감칠맛을 내는 본앤본만의 특제 천연조미료를 사용해 자녀를 둔 주부들에게 먼저 환영받았다. 이로 인해 주택가 상권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면서 최근에는 오피스 상권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1998년 브랜드를 론칭, 올해로 20년이 된 대한민국 대표 우동 프랜차이즈 용우동은 지난해부터 일반 분식전문점에서 볼 수 없는 메뉴 구성을 통해 1인 가구의 입맛을 잡았다. 파고기우동, 치즈삼겹살덮밥, 짜글이 등이 대표 메뉴다. 모든 음식에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식자재를 중시하는 점도 고객에게 신뢰를 준다. 용우동은 일본식 스타일과 달리 멸치, 다시마, 양파 등으로 우려내 국물이 맛있는 육수를 탄생시키면서 국내 대표 우동 프랜차이즈로 인식되고 있다.
 
창업 전문가들은 “커피 전문점이나 음식점 등 창업 진입 장벽이 낮은 창업 아이템의 경우 대부분 특별한 기술 없이 도전할 수 있어 인기가 높은 만큼 경쟁자가 많아 실패하기 쉽다”며 “창업 아이템 선택 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인지, 본사에서는 어떤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식·분식 찾는 사람 늘어 '배달 전성시대'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증가한 음식점은 ‘한식·분식’ 분야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통은 자사에 등록된 23만개 음식점을 분석한 결과, 한식·분식 카테고리 음식점이 총 3847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음식점 수는 치킨, 중식, 한식/분식, 족발/보쌈, 피자 등의 카테고리 순이었다.
 
이는 최근 1인 가구 증가 추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식과 분식은 한 그릇만 주문할 수 있는 메뉴가 많아 1인 가구의 한 끼로 사랑 받고 있으며 기대 매출 역시 과거보다 늘었다. 또 친숙한 메뉴들이 많아 조리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한식·분식 음식점을 창업한 것으로 분석된다.
 
1인 가구의 대표 메뉴로 꼽히는 중국 음식점은 1042개가 증가해 총 3만 4000여개로 집계됐다. 이는 치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음식점 수이며, 이미 기존 중식점이 많다는 점과 메뉴 조리가 쉽지 않다는 점 탓에 다소 저조한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프랜차이즈가 많아 창업이 다소 쉬운 편인 치킨 음식점의 증가세도 높았다. ‘치킨’ 카테고리의 신규 음식점은 1년간 3785개가 늘었으며 배달통에 등록된 음식점 23만개 중 30%가 넘는 7만 2000여개가 치킨 음식점인 것으로 집계됐다.
 
박해웅 배달통 세일즈본부장은 “배달통 등록 음식점이 23만개를 넘어서며 더욱 신뢰도 높은 조사가 가능해 이번 음식점 창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취업보다 창업으로 눈돌리는 청년
 
1인 청년가구 가운데 자영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최근 수년째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취업시장에서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진 청년들이 자영업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16에 실린 전북대 문성만 교수의 ‘1인 청년가구의 소득과 소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인 남성 청년가구 중 자영업 종사자의 비율은 12.2%였다.
 
이는 지난 2006년 7.4%에서 4.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1인 남성 청년가구의 경상소득 대비 근로소득 비중은 87.3%에서 75.0%로 하락했다. 여성도 74.6%에서 71.3%로 감소했다.
 
반대로 사업소득이 경상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1인 남성 청년가구의 경상소득 대비 사업소득 비중은 2006년 7.8%에서 작년 18.9%로 약 2.4배 증가했다. 여성도 10.5%에서 2배 이상인 21.9%로 급증했다.
 
문성만 교수는 “남성과 여성 모두 근로소득 비중이 낮아지고 사업소득 비중이 높아진 것은 기업들의 청년고용이 감소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제조업 부진과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신규채용 위축 등 영향으로 지난 11월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한 8.2%를 나타냈다.
 
동월기준 13년만에 최고치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진 청년들이 자영업 창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게 문 교수 설명이다. 문 교수는 “기업들의 채용 감소가 청년창업 증가로 이어졌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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