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종훈

전경련 해체로 '유종의 미' 거둬야

2017-02-22 06:00

조회수 : 1,75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지난해부터 이이온 촛불민심은 사그라들줄 모르고 ‘재벌도 공범이다'를 외치고 있다. 매서운 추위도 이들을 가로막지 못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최순실 게이트의 '부패 단체' 로 낙인찍으며 빠른 해체를 원하고 있다. 지난해 대기업들은 800억원 가까이를 전경련을 통해 미르·K스포츠 재단에 몰아줬다. 1996년 대기업으로부터 돈을 뜯어 비자금을 조성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재판정에 선 후 20여년이 흘렀지만 정격유착의 고리는 끊기지 않고 있다. 이에 많은 국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종훈 산업2부장.
 
재계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현대차그룹이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공식 탈퇴함에 따라 삼성, SK, LG 등 이른바 4대그룹이 모두 전경련을 탈퇴했다. 전경련 전체 연간회비 492억원(2015년 기준) 중 77% 정도인 약 380억원을 납부했던 핵심 그룹들이 탈퇴함에 따라 정경련 해체는 급물쌀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전경련 이해관계자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한 분위기다. 국민들의 절대다수가 정격유착을 통해 국정농단을 한 세력의 처벌과 전경련 해체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생존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전경련은 지난 17일 비공개 이사회를 통해 올해 예산규모를 전년대비 40% 정도 줄인 235억원으로 책정하는 등 존치를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정경유착의 핵심고리 역할을 해왔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마당에 정견련 회장을 자처하면 '공공의 적'이 될 것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차기 회장 인선이 난항이네 아니네 하면서 차기 회장 후보자를 논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것이다. 이미 국정농단 세력에 동조해 고초를 겪고 있는 재벌 총수도 있다. 이제 이같은 흑역사를 쓰지 않기 위해서는 전경련은 더 이상 유착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서는 안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국정농단 사태에서 전경련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민들의 전경련 해체요구는 어느 때보다 거세게 일고 있다"며 전경련 해체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 촛불집회에 참석한 국민들도 이와 같은 생각으로 전경련 본사 앞에서 피켓시위 등을 하고 있다. 
 
이제 더 망설일 이유가 없다. 4대그룹이 다 탈퇴한 마당에 정경련에 미련을 둔다면 국민들의 반감만 커지고 기업의 이미지만 망가질 뿐이다. 정경유착의 주범인 전경련의 회원사로 남는다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없을 뿐더러 한국사회의 일원일 자격이 없다. 아울러 이미 전경련이 정격유착의 고리 역할을 하는 것 외엔 이렇다할 성과가 없다면,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기업들의 목소리를 잘 대변해오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할 창구가 없어진다는 일부의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조속히 해체하는 수순을 밟기를 바란다. 
 
김종훈 산업2부장 fun@etomato.com
  • 김종훈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