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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곤

수출 회복세에 찬물 끼얹는 자동차

최근 실적 잇단 마이너스…트럼프 국경세 도입도 악재

2017-0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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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토마토 이해곤기자]한국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수출 전망이 어둡다.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의 발목을 자동차가 잡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1년 동안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11월을 제외하고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17만9395대로 지난해 1월에 비해 10.1%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수출은 11.2%가 늘었다.
 
지난해 완성차 업체의 파업으로 주저앉았던 자동차 수출은 올해도 악재가 가득해 당분간 회복이 힘들 것이라는게 대부분의 평가다.
 
먼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조정세 현실화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제조업 부활을 위해 해외 국가로부터 들이는 수입 물품에 대해 20%의 국경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바움 앤드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국경세가 도입될 경우 미국 내 판매 자동차의 평균 가격은 약 8% 오르며, 현대·기아차의 경우 대당 2704달러의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국경세 도입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미국에 수출되는 휴대폰과 가전, 생활용품 등 모든 소비재 수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트라(KOTRA)는 '미국 국경조정세 도입 동향과 우리 경제·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미국이 국경조정세를 도입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미 주요 수출품이 불가피하게 피해를 보는 등 후폭풍이 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 분위기도 자동차 수출에는 악재로 예상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화 강세는 원자재 가격하락·자본 유출로 이어져 신흥국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이 경우 신흥국으로의 자동차 수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이나 북미의 경우 자동차 보통 대출을 통해 자동차를 구매하는데 금리가 인상될 경우 자동차 소비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지난해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자동차에 무관세가 도입되면서 수입은 늘어난 반면 미국으로의 수출은 오히려 7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략적으로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릴 경우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완성차 업체들의 신모델이 출시되기 전으로 수출 공백기에 해당하는 것은 맞지만 대외 환경 여건 상 당분간은 수출이 늘어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수출 회복세도 하반기에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자동차 수출 부진은 장기화 될 가능성도 크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한국 수출은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 증가세가 둔화되는 상고하저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이나 중국 등 주요국의 보호주의 압력이 커지면서 세계경기가 다소 호전되더라도 우리 수출을 둘러싼 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인근 수출 선적장에 수출차량이 수출선에 오르기 전 대기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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