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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관

이해선 "얼음정수기 부담? 아이스로 정면돌파"

"물을 향한 코웨이 가치 여전…중국 진출과 IoT 눈여겨보라"

2017-02-1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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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4월부터 정수기 시장에서 '얼음'이라는 단어는 구시대 용어가 될 것입니다. 코웨이는 '자라는 얼음', 새로운 제빙기술을 적용한 아이스 정수기를 선보일 예정으로, 다시 한 번 시장 선도적 역할을 해나가겠습니다."
 
지난해 정수기 시장을 강타한 얼음정수기 이물질 검출 논란은 코웨이의 물에 대한 열정을 되레 끌어올렸다. 15일 코웨이 실적발표 현장에서 만난 이해선 대표는 '얼음정수기'라면 진절머리를 낼 법도 했지만, 머릿속에는 또 다른 차원의 얼음정수기가 들어 있었다. 그는 "얼음정수기 이슈 이후 일부 업체들은 해당 제품을 안 한다고 선언하는 등 방어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는 반면, 우리는 오히려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정면돌파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아이스'라는 명칭으로 '얼음'에 대한 부담이 있었음은 고백했다.
 
이해선 코웨이 대표.사진/코웨이
품질경영에 더욱 철저히 임하겠다는 각오는 당연한 전제사항이다. 이 대표는 "코웨이를 이끈 지 오늘로 108일째, 품질 무한책임 경영인 '코웨이 트러스트'를 시작한지는 100일이 됐다"며 "소비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CEO직속 품질 관련 총괄조직인 TQA(Trust & Quality Assurance Center)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고, 고객 관점에서 서비스 품질을 향상할 수 있도록 하는 CSQ(Coway Service Quality)도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시장 선도적 제품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잘못에 대한 개선 의지와 함께, 전열 재정비를 통해 다시 지속성장 궤도에 오른다. 코웨이가 이날 제시한 올해 실적 목표는 매출액 2조6760억원, 영업이익 4940억원이다. 지난해 대비 매출액은 12.6%, 영업이익은 45.8% 늘려 잡았다. 이 대표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기존 사업을 중심으로 한 지표"라며 "기존 사업의 정체성에서 출발해 이와 연결되는 매트리스, 인덕션 등 파생상품에서 혁신적 요소들을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발주자들과의 경쟁도 자신했다. 가격 차별화에서부터 품질, 서비스까지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코웨이가 경쟁사 대비 가장 먼저 갖는 차별화는 가격경쟁력"이라며 "다만 가격을 통한 경쟁은 시장 자체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마켓 리더로서 서비스와 품질 차별화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 혁신의 대표적 사례로 올 초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7에서 호평을 받았던 에어메가를 꼽았다. 에어메가는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플랫폼 알렉사를 연계한 공기청정기다. 그는 "코웨이 정수기의 물맛이 좋다는 평가를 종종 들어왔는데 그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9년간 코웨이 필터기술을 들여다보고 종합 정리해서 차별화 기술의 원천이 어떤 것이었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코웨이의 올해를 이끌 성장동력으로는 글로벌 시장 공략, 사물인터넷(IoT) 기술 강화로 요약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진출은 우리와 같은 중견기업들 성장에 가장 중요한 모멘텀으로 꼽힌다"며 "중국에서 중장기적 성장 전략을 올해 안에 실행할 예정이며, 미국사업 역시 구조개선을 통해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 대표는 "중국은 알려진 바와 같이 대부분 산업들의 성장모델들이 인접국가로부터 시작돼 왔다"며 "공교롭게도 유통과 결제시장은 팍슨백화점과 같이 말레이시아 비즈니스 모델이 널리 자리 잡은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코웨이가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중국 진출시 빠른 적응과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기존 해외사업본부 소관이었던 중국사업을 올해 CEO주관 프로젝트로 격상해 실행력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며 "하이얼, 콩카 등 현지 파트너들과도 협의 방향을 확인한 상태"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또 다른 카드는 IoT다. 이 대표는 "생활가전 업계에서 IoT 기술은 단순히 가전에 센서를 탑재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며 "코웨이는 향후 IoT 기술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편의를 줄 수 있는 방향을 고민 중으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초점을 맞춰 기술 진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코웨이는 지난해 말 ICT 전략실을 신설하고 자사 IoT 솔루션인 '아이오케어(IoCare)' 확대에 힘을 실었다. 다음달 예정된 주주총회에서는 사업목적에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정보처리기술에 관한 전문 서비스업'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600만에 이르는 관리계정 역시 코웨이 IoT만의 강점이다. 그는 "코웨이가 현재 운영 중인 렌탈서비스 고객은 600만에 이르는 데다, 2개월마다 방문관리를 통해 이들과 높은 친밀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의 빅데이터 경쟁력은 국내에서 유일무이한 수준"이라고 자부했다. 일명 '코디'로 불리는 코웨이의 방문판매채널은 낮은 기술 진입장벽에도 코웨이를 시장 강자로 군림케 한 최고의 자산이다.
 
상존하는 불안요인도 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코웨이 매각에 나섰으나, 높은 몸값과 얼음정수기 유해물질 검출 논란 등으로 매각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올해에도 매각이라는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올해 코웨이가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펼치고 있는 배당금 인상안에 대해 매각 장기화를 염두에 둔 조치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 이에 이 대표는 "매각과 관련해 회사 내부에서 진행되는 작업은 현재 없으며, 재추진 관련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며 "매각 여부와 관계없이 코웨이 직원들은 주인의식을 갖고 회사 성장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CJ) 출신으로 매각에 대한 내부 불안감을 털게 하고, 코웨이만의 독특한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그에게 주어진 숙제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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