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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우후죽순 늘어난 연립·다세대…"안팔려 걱정"

시장 호황기 인허가 물량 급증…환금성 떨어지고 감가상각 속도도 빨라

2017-02-0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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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지난 2년 동안 연립과 다세대 주택의 인허가 물량이 크게 늘었다. 전셋값이 쉬지 않고 오른 데다 주택시장의 호황이 이어지며 사업자들이 공급을 우후죽순 늘린 탓이다.
 
하지만 최근 주택시장이 약세 장세에 진입하면서 가격 급락이 우려되고 있다. 환금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정확하게 시세도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인허가 물량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많아 신축 미분양이 대거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다세대 주택 인허가 물량은 10만4482가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물량이 쏟아진 전년 12만2796가구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2년 연속 10만가구를 넘겼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07년 이후 평균인 7만2348가구보다 44.4%나 많은 수준이며, 역대 4번째로 많은 공급량이다.
 
연립 주택 인허가 역시 1만7983가구에 달했다. 역대급 물량이 공급된 2016년 1만9308가구보다 6.8% 줄어드는데 그칠 정도로 많은 물량이다.
 
서울의 한 연립·다세대 밀집 지역 모습. 주택 호황기 연립·다세대 주택 공급이 늘었지만 시장 약세 장세에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연립·다세대 주택이 2년 연속 대규모로 공급되면서 약세로 접어든 주택시장 불황에 가격 급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 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환금성이 떨어져 가격 하락 장세에 취약하다. 가구수가 많은 아파트와 달리 소규모 단지나 독립 건물이 많아 정확한 시세가 형성되지 않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감가상각 속도 역시 아파트보다 빠르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이미 가격이 떨어진 주택들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신고 된 광진구 자양동 태솔타운 전용 56.22㎡는 작년 12월 3억5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500만원 하락한 3억5000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또 금천구 시흥동 대도 빌라 60.48㎡는 작년 11월 2억6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지난 달 초 2억4500만원에 이어 중순에는 2억3400만원까지 빠진 가격에 거래됐다.
 
금천구 독산동 A공인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그래도 전세도 비싸고 아파트값도 비싸서 연립 등을 매도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대부분 매도보다는 전세 수요다. 찾는 사람이 적은데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실제 한 대형 부동산 매물 사이트에 등록된 독산동 주택 매물 등록 건수는 매매가 387건에 달했지만 전세는 54건에 그쳤다.
 
작년 인허가 물량 중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많은 물량이 몰린 것도 부담이다. 다세대는 작년 상반기 5만572가구였지만 하반기 5만3909가구로 6.6%가 늘었고, 연립 역시 같은 기간 8436가구에서 9547가구로 13.1%가 많았다.
 
시장 침체로 수요가 크게 줄면서 신규 건축 단지들이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미분양으로 남는 경우가 급증 할 수 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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