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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가, 일본 여성 작가들의 에세이 봇물

사노요코·사카이 준코 등 솔직 담백한 문체로 인기

2017-02-01 17:30

조회수 : 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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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연초부터 서점가에 일본 여성 에세이스트들의 서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결혼이나 육아, 출산 등 여성에게 당연시되는 사회적 관념에 반기를 들며 “자신만의 인생을 살라”는 솔직담백한 인생 조언을 건넨다.
 
열풍의 중심에 있는 작가는 ‘돌직구 화법’으로 유명한 사노요코다. 2010년 72세의 나이에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난 요코의 '사는게 뭐라고'(마음산책)는 지난해 7월 출간된 이후 현재까지 총 6만여부가 팔려나갔다.
 
책은 2003년 시한부 암선고를 받았던 요코가 세상을 떠나기 2년전까지를 기록한 자전적 에세이다. 죽음을 앞두고 재규어를 한 대 뽑고 밤새도록 한국 드라마를 보다 턱이 틀어지기도 하는 ‘자유로운 삶’이 솔직 담백한 문체로 풀어져 있다.
 
지난달 16일 번역출간된 '문제가 있습니다'(샘터)도 이러한 요코의 삶에 대한 인생철학을 대변해주고 있다. 책에서 요코는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을 거쳐 솔로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특유의 솔직함으로 그려낸다. 오는 10일에는 어린시절부터 성인이 되기 전까지의 소소한 일상을 소재로 한 ‘추억이 뭐라고’(늘)의 출간도 예정돼 있다
 
요코와 함께 주목 받고 있는 작가는 사카이 준코다. 최근 번역 출간된 ‘아무래도 아이는 괜찮습니다’(아르테)에서 준코는 자녀의 유무, 결혼과 비혼 등의 잣대로 삶을 재단하려는 사회적 시선을 비판한다. 결혼 없이, 아이 없이 40대에 들어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남의 기대에 맞춰 살지 않겠다”는 자신의 주관을 뚜렷하게 밝히고 있다.
 
이외에 “결혼은 개인의 선택 문제여야 된다”고 주장하는 우에노 지즈코 도쿄대 명예교수의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구요?!’(동녁), “객관적 행복을 좇기 위한 스스로의 속박에서 벗어나라”고 하는 소노 아야코의 ‘약간의 거리를 둔다’(책읽는고양이) 등도 사회적 편견에 얽매이지 말 것을 강조하면서 여성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송현주 인터파크도서 시·에세이 분야 MD는 “독신이나 1인 가구 트렌드가 한국보다 앞선 일본에선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담아낸 작가와 서적이 많다”며 “특히 40대 이상의 중견, 노년 작가들의 살가운 조언이 자기 계발 내용이 주를 이루는 한국 에세이보다 독자들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곽현정 교보문고 시·에세이 분야 MD 역시 “일본 중년 여성작가의 에세이는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됐던 트렌드”라면서 “최근에는 작가의 독자층 역시 함께 나이가 들면서 삶에 대한 깊이감이 있거나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 책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노요코의 에세이 '문제가 있습니다'. 사진제공=샘터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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