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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과학은 인류 위한 로맨틱한 학문”

2017-02-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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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아이작 뉴튼은 무지개의 원리를 설명함으로써 무지개의 시 세계를 무너뜨렸다는 비판도 함께 받았죠. 하지만 자연의 원리를 밝혀낸다는 것이 아름다움을 훼손시키는 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인생의 겸허함,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줌으로써 아름다움을 고양시키죠.”
 
지난달 2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KU 시네마트랩에서는 세계적인 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와 장대익 서울대 교수의 대담회가 열렸다. 생물학자답게 새 문양의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 도킨스는 2시간 내내 과학에 대한 철학과 열정을 청중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했다.
 
도킨스는 과학이 지구 온난화나 생태계 파괴, 핵 실험 등 모든 문제의 근원에 있다고 지적하는 비난을 바로 잡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그가 보기에 이런 문제들은 과학에 의해 밝혀진 사실들이거나 과학을 잘못 응용한 결과물일 뿐이었다.
 
이어 도킨스는 과학엔 역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좋은길’과 ‘나쁜길’에 이르는 최고의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인류에게 최선의 선택을 도와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학적 노력이 사랑과 행복 등의 가치를 훼손시킨다고 보는 일부의 견해도 반박했다. 오히려 은하계나 동물의 화석 등을 연구하면 자연을 이해하고 아름다움을 더 깊게 볼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도킨스는 “그러한 점에서 과학은 인류의 가치를 증진시키는 로맨틱한 학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담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인류의 삶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그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14살 때 ‘만들어진 신’을 읽고 무신론자가 됐다는 한 청년은 “사람과의 관계가 멀어졌었다”며 “과학자로서 그런 관계 문제를 겪거나 해결한 방법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도킨스는 “이러한 일은 종종 미국에서도 나타난다”며 “철학적 의견의 차이일 뿐인데 가족과 우정의 관계가 손상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굉장한 비극”이라고 답했다. 또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재 ‘리처드파운데이션’이란 재단을 설립하고 직접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연 후 청중들은 꾸준하고 발전적으로 연구하는 그의 노력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평했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는 임한민씨는 “어릴 때 책에서 봤던 그의 과학적 세계관이 변하지 않고 꾸준히 유지된다는 점에 놀랐다”며 “재단 설립 등 사회활동으로 과학에 대한 보완점까지 생각하는 점에도 큰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오른쪽)와 장대익 서울대 교수가 지난달 2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KU 시네마트랩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영사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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