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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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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탐정의 자산관리)하드 브렉시트…영국 속내와 국내 금융시장

주식시장 이벤트 관건은 '기업 성과'…무역 축소 등 영향 제한적 이슈

2017-01-3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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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뉴스는 2017년 1월 24일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재무탐정의 자산관리)는 KTB투자증권 원강희 리스크관리실장(상무)과 증권부 김보선 기자가 금융투자의 트렌드를 이론과 실전에 걸쳐 다양하고 쉽게 얘기나누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가 국내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단기, 중장기적 시각에서 두루 살펴봅니다. 
 
브렉시트가 다시 수면위로 올랐습니다. 소프트가 아닌 '하드 브렉시트'를 택한 영국의 속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이번에 테레사 메이 총리가 유럽연합으로부터의 완전한 분리 독립을 의미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선언하기 전 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영국이 의회에서의 표결을 통해 유럽연합을 떠나지 않는 길을 찾거나, 부분적으로라도 유럽에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은 향후 수많은 논란과 소모적 논쟁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의회가 국민투표와 다른 결정을 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논란, 그리고 영국이 부분적으로 유럽연합에 남을 경우 유럽연합과의 협상 과정은 아주 어려울 것이 분명합니다. 더구나 유럽연합은 다른 회원들의 탈퇴를 막기 위해서라도 영국에 본때를 보여주려 할 것입니다.
 
이러한 면에서 테레사 메이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 선언은 매우 전략적인 신의 한 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선언은 유럽연합에 대해서는 영국이 유럽단일 시장 때문에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일 뿐만 아니라 영국 자국민들에 대해서는 스스로 마음을 확실히 결정하라는 분명한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유럽연합에 남든가, 확실히 떠나든가 해야지 어정쩡하게 남아 있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하드 브렉시트 선언으로 메이 총리는 국론을 하나로 모으고 향후 유럽연합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다는 측면에서 가장 적합한 결정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금융시장에 큰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았는데요 2년 이상의 협상기간이 예정된 만큼 시장의 충격은 지난해 6월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보는 게 맞을까요?
 
주식시장에 충격을 주는 이벤트와 충격을 주지 않는 이벤트를 먼저 구분해 보는 것이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한 준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 시의 금융기관들의 디폴트 사태는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지만, 2003년 이라크 전쟁의 발발이라든지 우리나라의 2002년 카드사태 등은 주식시장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2008년 금융위기와 다른 이벤트 들은 어떠한 점에서 다른 것일까요? 주식시장에 충격을 주는 이벤트는 결국 기업의 성과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일 것입니다. 어떤 사태가 발생했을 때 이 사태가 기업의 실적에 어떻게 영향을 줄까를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스로 정리한 바로는 대규모 결제 불이행 사태로 인한 대규모 기업도산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 어떤 이벤트로 인하여 교역의 규모가 현저하게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기업의 비용이 높아져 이익이 현저하게 낮아질 수 있는 경우, 근로 의욕을 꺾거나 대량의 실업을 유발할 수 있는 경우 등에서는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2002년 신용카드 부실 사태는 사회적 파장은 컸으나 경제적으로는 사회 구성원 사이의 결제 불이행 사태로 카드사 하나가 부실화 되는 정도로만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작았습니다.
 
마찬가지로 브렉시트는 유럽인들의 정서에 미치는 영향은 크겠지만 그것이 무역 축소 등으로 이어져 기업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고 보는 것은 과도한 생각일 것입니다. 영국이 어떠한 형태로 남아있든 간에 유럽연합과 영국, 그리고 영국과 여타 세계와의 교류와 교역은 그다지 줄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다른 실질적 경제 변수가 돌출하지 않는 한 브렉시트가 되었든 하드 브렉시트가 되었든 그것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드 브렉시트 보다 오히려 프랑스 대선 등 유럽에서 예정된 정치적 변수에 더 주목하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올해 유럽발 이벤트 리스크로 어떤 이슈를 살펴봐야 할까요?
 
일정 부분 수긍할 수 있는 목소리 입니다. 하드 브렉시트가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앞으로 유럽연합과 영국의 협상이 무역과 경제활동을 위축시키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후 전체주의의 폐해를 겪은 세계는 다시는 몰이성의 세계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자국 중심주의, 보호 무역주의, 자기 민족주의를 앞세운 극우 정당들의 득세는 우려를 자아냅니다. 유럽에서는 2017년에 3월 네덜란드 총선, 4월 프랑스 대선, 9월 독일 총선 등 많은 정치 이벤트들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정치 이벤트들의 결과가 회원국들의 EU탈퇴 등 자국 중심주의적 결과로 이어진다면 세계의 보호 무역 주의는 강화되고 무역은 축소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유럽의 정치 지형이 정말 ‘자유로부터의 도피’로 이어진다면 우려스러운 결과가 될 것입니다.
 
파운드화는 31년래 최저치까지 떨어졌는데, 하드 브렉시트 천명 후에 강세로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향후 파운드화 방향은?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인 것은 단기적으로 브렉시트가 원인이었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영국 경제의 침체가 바탕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경제가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영국의 경제는 제조업이 힘을 잃으면서 금융 중심의 기형적 경제구조를 갖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브렉시트로 인한 환율하락은 단지 큰 흐름 위에서 일어난 작은 물결이었다고 봅니다. 
 
하드 브렉시트 선언 이후 오히려 파운드화는 강세로 돌아섰는데요. 이에 대한 해석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첫째는 파운드화가 브렉시트 선언 이후 경제 펀더멘탈에 비해 과도하게 빠졌었기 때문이라는 해석과 둘째는 오히려 하드 브렉시트 선언으로 인해서 불확실성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입니다. 어떤 해석이든간에 브렉시트는 단기적인 영향만을 미칠 것이라고 봅니다. 장기적으로는 영국 경제가 얼마나 활력을 회복하느냐에 따라 환율의 움직임도 달라질 것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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