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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이태원 살인사건' 진범 패터슨, 20년 만에 징역 20년 확정

재판부 "공소제기 공소권 남용 아냐…원심 판단 정당"

2017-01-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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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아더 존 패터슨이 20년 만에 징역 20년 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5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패터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시효가 완성되기 전인 2011년 12월22일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됨으로써 시효의 진행이 정지됐고, 이 사건 공소제기는 공소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으며, 선행사건의 기판력이 이 사건에 미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칼로 찔러 살해했음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원심이 제1심의 양형이 무겁지 않다고 봐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패터슨은 지난 1997년 4월3일 오후 9시50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한국계 미국인 에드워드 리와 함께 고 조중필(당시 22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리의 단독 범행으로 판단한 검찰은 리에게 살인 혐의를, 패터슨에게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과 증거인멸 혐의를 적용했다.
 
리는 1심에서 무기징역, 2심에서 20년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에서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패터슨은 1심과 2심에서 장기 1년 6개월, 단기 1년을 선고받았다. 상고를 포기한 패터슨은 복역 중이던 1998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됐고, 그해 리는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고 조씨의 유족은 그해 11월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고소했지만, 이듬해 8월 패터슨은 출국정지 연장 지연을 틈타 미국으로 출국했다. 검찰은 2000년과 2002년 2차례에 걸쳐 미국에 수사 공조를 요청했고, 2002년 10월 패터슨에 대해 기소중지를 결정했다. 
 
이후 법무부는 2011년 5월 미국과 공조해 현지에서 패터슨을 체포했고, 그해 12월 서울중앙지검은 살인 혐의로 패터슨을 기소했다. 미국 법원은 2012년 10월 범죄인인도를 허가해 패터슨을 한국으로 송환하기로 했고, 결국 패터슨은 2015년 9월23일 사건 발생 18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법정에 섰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칼로 찔러 살해한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범행 당시 만 18세 미만의 소년이었던 패터슨에게 선고될 수 있는 법정 최고형인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 역시 법리오해, 사실오인, 양형부당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패터슨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패터슨은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됐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공소제기는 공소권 남용에 해당하고, 선행사건의 기판력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미친다"면서 상고했다. 패터슨은 상고를 제기하면서 "피해자를 칼로 찌른 사람은 리"라고도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태원 살인사건' 진범으로 지목된 아더 존 패터슨이 미국으로 도주한 지 16년만에 2015년 9월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송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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