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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간첩은 어디에 있나

이거 안 본 눈 삽니다

2017-01-23 16:49

조회수 :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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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도 이런 것들이 돌아다니다니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석기씨가 플라스틱 총을 들고 KT전화국을 치러가자고 회의하던 장소가 본인 회사 근처다보니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아직도 남은 잔당들은 폭동을 준비중인 것인가? 표현도 참 섬뜩하다.
 
사람에게 자신의 뜻을 전달할때 야만적인 표현이나 욕을 하면 논리성을 상실하게 된다. 화내면 지는 것이다. 
 
나도 박근혜 대통령 싫다. 하지만 아무리 미워도 엄연히 정치적인 행위를 함에 있어 '년'이 뭐고 '숨통을 끊는' 것은 또 뭐일까.
 
지금이 마리 앙투아네트 시대인가. 인민재판인가. 이런 표현을 쓰는 자는 간첩이거나 혼자 골방에서 외부세계와의 소통을 끊은 이른바 자생적 간첩의 지질함이 아닌가 싶다. 
 
본인들은 활동가라는 이름으로 뿌려대고 다니겠지만 이런 모자란 행동은 좀 자제해줬으면 좋겠다.
 
밥먹으로 가는데 기분나쁘게 회사앞에 이런 쓰레기가. 더이상 언급할 가치가 없어서 여기서 줄이고 다른 얘기나 해보려 한다.
 
사회생활 초년생때 류승완 영화감독의 짧은 지상파 다큐를 본 적이 있다. 제목은 '간첩은 어디에 있나'였던 것 같다. 
 
류승완 감독이 몇일동안 생활하면서 정부의 말대로 간첩이 대체 어디에 있는지 한번 찾아보겠다는 취지로 만든 미니 다큐다. 거리에서 음식점에서 당구장에서 어디를 가도 간첩으로 보일만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는게 요지다. 
 
국정원에서 간첩으로 보이는 사람이라고 알려준 가이드라인을 보면 한국말을 잘 못하거나 지리에 익숙하지 않고 바닷가 혹은 산속에서 혼자 기거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류 감독은 아무리 봐도 그런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류승완 감독의 결론은 '간첩은 국정원이 조작한 것'이라는 의미를 풍긴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맞다는 얘기가 아니다. 2017년에 왠 간첩타령이겠냐마는 북한이 남한을 대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간첩 의심을 거둘래야 거둘수가 없다. 
 
사실 마지막 무장공비가 때로 쳐들어온게 불과 얼마 안된다.  
 
간첩이 없다고 확신하는 말은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했다는 말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일제의 잔재와 그 부스러기로 배에 기름칠하며 사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눈에 쉽게 안보여서 그렇지 친일파가 남겨놓은 땅과 돈으로 여전히 시건방 떠는 사람들이 많다. 제대로 청산한 적도 없는데 그 재산과 사람들이 어디갔겠나.
 
이승만 대통령은 6.25전쟁이 끝나고 거제도에 잡아둔 2만명에 달하는 북한군 포로를 남한에 풀어줬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서는 좌우이념대립이 처절할 정도로 치열하다. 무장공비 사건도 많고 간첩사건도 흔했다. 심지어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2주동안 휴전선을 기어서 온 김신조도 있었다. 
 
적화통일을 포기하지 않는 이런 북한의 글을 보고 있노라면 간첩이 없다고 하는게 참 웃긴 일이다. 
 
이런 글을 보면 일반적인 사람들도 무의식적으로 반응하고 생각하게 된다. 마치 TV광고를 3번 보면 무감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이제는 속지말자 간첩. 간첩이라고 덮어 씌우는 정부도 믿지말자.
 
밥먹으러 가는데 하필 이런..광화문 시민발언대에서 말하던가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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