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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개막…산업계 '찬바람'

수출전선 붕괴 우려에 재계 '비상'…미중 무역전쟁 서막

2017-01-22 16:55

조회수 : 4,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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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트럼프 시대 개막과 함께 무역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관세장벽 등으로 전자, 자동차, 철강, 석화 등 사실상 전 업종의 한파가 불가피해졌다. 그룹별로는 삼성, LG, 현대차 등의 멕시코 공장 관세 타격이 우려되며, 한화와 SK는 에너지 정책과 방위산업 등에서 수혜가 기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재강조해 전세계 산업계를 긴장시켰다. 국내 역시 보호무역 등 통상관계의 험로가 예상된다. 대미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자동차는 현재 0% 관세를 적용받는 한미FTA의 재협상 가능성마저 열어둬야 하는 실정. 트럼프 정부는 미국에 불리한 무역협정은 전면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무선전화는 FTA와 무관하게 무관세지만 수입규제 조사가 증가하는 등 시장점유율이 높은 한국산에 대한 견제가 이뤄질 수 있다.
 
중국을 1순위 타깃으로 삼는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에 따라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한국은행은 미중 간 무역갈등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국내 총 수출은 0.36% 감소한다는 추정치를 내놨다. 특히 수출 주력품목인 전자, 반도체, 석유화학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됐다. 또 화석연료 활용을 극대화하려는 트럼프 정부는 국제유가에 하방 압력을 줘 저유가로 인한 국내 조선, 플랜트, 철강 업종의 불황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이는 중국의 수요 둔화와 국제 원자재가격 회복 지연으로 인한 자원수출국 재정수지 악화 등 수출 악재가 장기화될 요인으로 풀이된다.
 
그룹별로는 주력 계열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내 생산과 고용을 요구하는 트럼프 정부의 압박에 처했다. 특히 멕시코에서 생산된 수입품들에 35%의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공언, 우려를 키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에서 TV, 가전제품 등을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고 있다. 양사는 미국 생산투자를 검토하기로 했지만 인건비 등 비용부담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대만과 일본 IT기업들이 현지 대응을 서두르고 있는데 비해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특검 수사로 출국금지되는 등 발이 묶인 상태다. 현대차그룹도 기아차가 지난해 연간 40만대 생산 규모의 멕시코 공장을 완공했지만 되레 리스크가 됐다. 현재 멕시코산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따라 무관세를 적용받지만 트럼프는 취임과 동시에 발표한 국정기조에서 나프타 탈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달리 한화와 SK는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된다. 한화는 태양광과 방위산업에서 호재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트럼프의 대선공약에서 역내 태양광 투자 저해 요인이 있지만, 중국산 저가 제품에 대한 규제가 우선될 공산이 크다. 중국의 태양광 저가 모듈에 대한 반덤핑 관세 조치가 강화될 경우 한화는 반사이익을 노릴 수 있다. 또 트럼프 정부가 대북 강경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국내 방위비 증액 가능성도 대두된다. 삼성과의 빅딜 이후 방위산업 집중도를 높여온 한화로서는 나쁘지 않은 흐름이다. 김승연 회장과 트럼프의 남다른 인연도 관심을 모은다.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지만 재계 인사 중 드물게 취임식에 초청받았다. 김 회장은 트럼프 인수위원회 선임 고문인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와도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트럼프 정부가 셰일자원 개발 지원에 적극 나설 방침인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현지에 다수 셰일광구를 보유 중이다. 올해 추가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산 셰일가스 생산이 늘어나면 SK E&S는 저가 수입물량 확보가 쉬워진다. 지난해 6월 파나마 운하 확장 개통 이후 운송비가 절감되면서 이미 수입량을 늘려왔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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