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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혼란 틈탄 가격인상 꼼수…기업들 이익 공유해야"

임은경 사무총장/소비자단체협의회

2017-01-23 08:00

조회수 :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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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온 국민이 '최순실게이트'와 박근혜 정권 탄핵 정국에 어지러운 시기. 혼란한 틈을 탄 기업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일제히 인상하고 있다. 국가의 운명을 걱정하고 있는 국민들은 다시 소비자의 입장이 되서 장바구니 물가 폭등으로 인한 살림살이 걱정까지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연말연시와 대선을 앞둔 시기에 매번 식음료 제품과 생활필수품 가격이 올랐던만큼 새삼스러울 것 없다는 반응이지만 기업들의 투명하지 못한 가격인상 논리와 소비자는 어쩔 수 없이 시장의 결정을 수용해야하는 구조가 언제까지 반복돼야 하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비단 물가 인상만이 문제가 아니다. 시장의 주체가 돼야 할 '소비자'는 부도덕한 외국기업의 잘못된 살균제에 신음해야 하고 여전히 거대 기업들 앞에 힘 없는 소비자는 힘 없는 사회적 약자다. 소비자들의 권익을 위한 활동을 하는 소비자단체협의회의 임은경 사무총장을 만나 소비자 관련 현안에 대해 들엊봤다.
 
 
- 소비자가 사회적 약자이기에 소비자 권익을 위한 단체가 다수 있다. 그 중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가.
 
10개 소비자단체가 우리 협의회에 소속돼 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개별 소비자단체들이 소비자 활동들을 하는 것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소비자운동을 지원하거나 단체의 행정이나 정책의 지원 역할을 한다. 올해 40년이 됐다. 처음에는 경제개혁원에 돼 있다가 지금 현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우리의 주무부처다. 정부부처의 위탁 사업 등을 많이 전개해서 재원을 봤을때는 시민단체가 아닐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색깔을 가지고 하는 것이어서 순수 시민단체를 표방하고 있다.
 
 
- 최근 가장 중점을 두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현안은 무엇인가?
 
2016년에 가장 중점을 뒀던 사안은 가습기살균제 문제였고 올해는 이와 병행한 '집단소송제도 도입'을 큰 목표로 두고 있다. 지난해 우리는 생명을 위협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상품들이 시장에 유통되는 것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보고 가습기 살균제 불매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이후 집단소송제의 도입 필요성을 느끼고 법안 통과를 추진중이다. 국내에도 그동안 '집단소송'이란 말이 심심찮게 사용되고 있지만 다수가 참여한다는 의미일 뿐 엄밀히 말하면 '공동소송'이 정확한 표현이다. 소송에 참여한 소비자에 한해서만 보상이 뒤따르는 제한적 요소가 있다. 우리가 도입을 추진 중인 집단소송제는 기업들의 위법행위를 줄이고 소비자 권익도 보장받는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제도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들이 피해 증거를 만들어 내야 소송이 가능한데 사전 조정과정에서 증거 조사 절차를 담은 '디스커버리 제도' 같은 것을 포함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했다. '징벌적손해배상제'도 중요한 부분이다. 옥시 같은 경우도 '수익이 많이 나니까 범법을 해도 괜찮다'는 그릇된 기업 윤리의식이 발단이 된 사건이다. 가중 처벌의 의미가 있는 징벌적손해배상제도 도입을 목표로 노력 중이고 20대 국회에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주요 가공식품류, 생활필수품 등의 물가가 일제히 오르고 있다. 일제히 약속한 듯 오르는 배경을 어떻게 봐야 하나.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사실 연말연시에는 가격들이 매번 요동쳤다. 특히 대선 전 선거기간에 들어가기 전 빨리 가격을 올려놓겠다는 게 기업들의 속내일 것이다. 최근엔 정국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약속이라도 한듯이 인상 흐름이 전개되는 것 같다. 
 
-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어서 국민들에게 권력을 위임받은 정부가 물가 정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정부의 역할이 어디까지로 보는가.
 
사실 정부가 할수 있는 역할엔 한계가 있다. 수요 공급의 관리가 주된 역할이다. 다만 국내 시장이 독과점 체제가 많은데 이로 인해 선두사업자들이 가격을 주도하고 후발주자들이 가격을 따라 올리는 현상이 고착화 돼 있다. 가격인상에 나서는 기업들은 과거보다 상당히 고도화 돼 있다. 이런 것들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가격 감시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할 필요성이 있다. 
 
- 공공요금도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공공요금이 오르게 되면 도미노처럼 여러 요금은 물론 물가가 추가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나?
 
공공요금은 크게 두가지로 중앙에서 올리는 것과 지방에서 올리는 것이 있다. 중앙정부에서 올리는 건 기재부가 좀 더 관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단 공공요금이라는게 준 조세 개념이어서 살기 어려운 서민들이 더 힘들어지는 것들이다. 게다가 다 삶의 기본이 되는 항목들이라 당연히 자영업자들도 가격을 다 올릴 것이고 물가 인상 릴레이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공공요금 인상 후 더 세심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 가격 인상에 나서는 기업들도 경영환경이 어렵다. 우리도 살아야 일자리도 만들지 않느냐며 억울한 입장을 내놓는데.
 
최근에 동원F&B(049770) 캔참치 인상과 관련해 간담회를 가졌다. 31일자로 원어 가격이 인상됐다며 가격 인상을 발표했는데 우리가 주목하는 건 2014년엔 원어가격이 확 낮아지면서 이익을 거꾸로 많이 본 적이 있다. 가격수준이 폭등했다기보다 당시의 이익을 생각하면서 기준으로 올해 상황을 바라보는 셈이다. 정국이 불안정한 가운데서 그냥 슬그머니 인상부터 하고 보자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고, 지금 같이 저성장 기조이고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업이미지를 위해서라도 국민들에게 어필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윤리적 문제일수도 있고 사회적 책임일수도 있다. 특히 최근 인상된 라면이나 참치같은 건 서민들이 애용하는 식품이다. 손해를 보라는 뜻이 아니라 이득을 공유한다는 차원에서 어려움을 소비자들과 함께 나누려는 기업들의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참치의 원어가도 마찬가지지만 가공식품의 경우 원재료값이 내려간다고 해서 제품 소비자판매가격 인하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한번 올린 가격은 다시 낮추는 일은 거의 없다. 이런 점에서 가격 인상 검토시엔 좀더 신중한 자세를 기업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기업과 싸우겠다는 게 아니라 충분히 감을 수 있는 건 감자는 의미다. 
 
 
- 기업들의 가격인상 논리에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기업들 스스로 가격 인상에 대해 투명해지고 공정해지길 바라는 건 아직까진 무리가 있어 보인다. 우리 같은 단체가 가격인상 등 이슈에 대해 지적하고 모니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노력들로 인해 과거와는 달라진 분위기도 있다. 예전에는 인상 명분으로 무조건 국제 원유가, 국제 곡물가 등 '원가 인상'을 들기 일쑤였다. 그러나 더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인상요인과는 무관한 사례들을 지적하고 나서자 이제는 보통 '기타 요인'이라고 인상 배경을 설명한다. 식품업계의 경우 원료의 유통구조도 복잡하고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제대로 감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기업들의 가격 정책이 투명화를 위해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해보인다.
 
 
지난해 11월 소비자단체협의회가 주최한 물가진단 토론회 모습. (사진/소비자단체협의회)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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