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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금융투자사기 중복피해 증가…보호장치 '허술'

열에 여덟 이상 "예방교육 받지 못해"

2017-01-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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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금융투자상품의 투자자보호장치가 여전히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기 피해자와 금융사기에 당할 뻔 한 피해자 비율이 수년째 줄지 않으면서다. 중복 피해 비율은 오히려 늘어 사기 피해자에 대한 철저한 사후교육이 요구된다. 
 
22일 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발표한 '2016 펀드투자자조사 요약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설문대상자(2530명) 중 실제 금융투자상품 사기 피해자는 80명(3.2%)으로 전년(3.8%)보다 줄었고 2014년(4.0%)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지난해 11월4일부터 2주간 서울과 수도권, 6대 광역시 거주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당할 뻔 했다'고 응답한 금융사기 피해 준경험자(20.6%)는 지난 2015년 집계수준과 동일했다. 
 
금융사기 피해자의 평균 피해횟수는 1.6회로 나타났다. 한 번만 당한 사람은 65.7%로 작년(77.1%)에 비해 감소했다. 그러나 두 번 이상 금융사기를 당한 비율은 34.2%로, 잠시 주춤했던 2015년(22.9%)을 제외하곤 2013년부터 21.0%, 2014년 26.0%로 대체로 증가하는 추세다. 전년에 비해 금융사기 예방교육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도 주목된다. 지난해 금융사기 예방교육을 받지 못한 응답자 비율이 전체의 81.8%로 2015년(81.2%)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권순채 금융투자자보호재단 주임연구원은 "금융사기에 취약한 피해자의 경우 사기 이후 또 사기를 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며 "금융사기 수법이 날로 다양해지면서 한 번 당한 금융사기와 전혀 다른 유형의 금융사기를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예방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펀드투자 금액이 클수록 수익은 커졌다. 특히 지난해 1억원 이상 고액투자자 손실비율은 13.4%로 2015년(24.7%) 대비 10% 넘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투자금액이 클수록 투자자 스스로 더 신중하게 투자하거나 금융사도 고객관리에 더 신경을 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금액이 적어도 쉽게 이용 가능한 로보어드바이저나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가 빠르게 정착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핀테크 금융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인지도는 미미한 것으로 집계됐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어떤 것인지 아는 사람이 10.9%에 불과한 가운데 들어본 적 있다고 한 답변은 25.3%였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어드바이저의 합성어로 인공지능 로봇이 알고리즘을 활용해 개인고객의 정보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용의향 없다'(34.0%)는 비율은 '이용하겠다'(18.9%)는 비율보다 높았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하지 않을 이유로는 '로봇의 추천을 신뢰할 수 없다'(35.8%)는 의견이 가장 높았고 '서비스가 잘 이해되지 않아서'(13.0%), '추천 과정 오류 우려'(8.6%) 순으로 나타났다. 연내 도입을 앞두고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이 2015년(3.0%)보다 소폭 증가한 5.0%에 불과해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 이상 금융투자상품 관련 사기를 당한 비율은 34.2%로 2015년(22.9%) 잠시 주춤했으나 2013년부터 21.0%, 2014년 26.0%로 대체로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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