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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차기 은행장 선임에 조용병호 색깔 낸다

정식 회장 취임 전 내달 완료…"행장 인선 첫 시험대"

2017-01-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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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신한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으로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내정되면서 이제는 최대 계열사인 신한은행장 인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용병 내정자가 오는 3월 취임하기 전에 현재 한동우 회장을 중심으로 한 신한지주 이사회가 차기 행장을 결정하겠지만 차기 회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조 내정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 내정자가 한 회장보다 10년 가까이 연배가 낮은 가운데 '젊어진 신한'이라는 색깔을 유지하면서 이번 은행장 인선을 통해 독자적인 색깔을 보여줄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055550)는 다음달 중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신한은행장을 포함해 신한금융투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오는 3월로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들의 인사를 진행한다.신한지주 관계자는 "은행장 등 계열사 CEO 임기는 3월 말에 끝나지만 임기 만료 한 달 전인 2월 중에는 후임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한지주는 그룹에서 가장 큰 지분이 있는 신한은행장이 지주사 회장이 되는 '이변 없는' 선택을 했지만, 앞으로 신한지주 회장과 최대 계열사인 신한은행장 등이 한꺼번에 바뀌는 연쇄적인 인사이동이 예상된다. 한동우 회장(1948년생)의 후임으로 발탁된 조용병 행장(1957년생)의 연배를 고려하면 계열사 CEO는 '젊은 피'로 수혈해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차기 신한은행장으로는 조 내정자와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급부상한 상태다. 위 사장은 지난 19일 회장후보 최종 면접에서 "신한의 발전을 위해 조용병 행장이 차기 회장을 맡는게 바람직하다"며 후보직을 자진 사퇴했다.
 
이상경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은 조 내정자 추천 배경에 대해 "조 내정자를 (회장 후보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발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신한금융에서 회장 다음은 은행장이고 그다음은 카드, 생명 서열"이라고 말했다.
 
회추위의 설명에 따르면 차기 행장으로는 신한 계열사 가운데 두 번째로 큰 신한카드의 위성호 사장에게 시선이 쏠리는 것이다. 다만 지난 2015년 신한은행장에 이어 이번 회장 인선까지 조 행장과 경쟁을 했다는 점에서 위 사장이 행장이 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위 사장 외에 신한지주 김형진 부사장과 임영진 부사장도 차기 행장 후보로 꼽힌다. 김 부사장은 위 사장과 마찬가지로 1958년생으로 조 내정자보다 한 살 적고, 임 부사장은 1960년생이다. 이들은 신한지주를 1등 금융그룹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조 내정자가 행장으로 선임되기 직전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민정기 사장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신한은행 부행장 중에서는 서현주 영업기획 담당 부행장(1960년생), 최병화 기업그룹 담당 부행장(1962년생)이 거론되고 있다.
 
조 내정자는 새 은행장 인선에 대해 "아직은 은행장 신분이고 지주 이사들이 현명을 판단을 하리라 믿는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한동우 회장이 새 은행장을 뽑는 자경위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지만 3월부터 회장직을 수행하는 조 내정자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중평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내정자가 이사진들의 판단을 믿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현직 CEO는 고위직 인사를 단행하기 전에 내정자와 상의를 하는 게 예의"라며 "완전히 새로운 후보군은 없겠지만 누구를 선택하느냐는 차기 회장의 의중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결국 두 번이나 CEO직을 두고 경쟁을 벌인 위성호 사장을 은행장에 앉히느냐, 지주사 부사장급 또는 계열사 사장, 신한은행 부행장에서 은행장이 선출되느냐가 조 내정자의 경영 색깔을 알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성호 사장을 은행장에 앉히는 선택을 할 경우에는 '포용'이면서 '파격'이라는 키워드를 얻겠지만, 신한은행 다음으로 그룹의 지분을 많이 갖고 있는 신한카드 사장직을 새로 선출해야 한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위 사장의 임기는 오는 8월까지다. 
 
신한지주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은행 임원을 거친 지주사 부사장이나 계열사 CEO들이 은행장에 발탁돼왔다는 점에서 이미 후보군은 좁혀졌다"며 "조 내정자가 행장으로 단임을 하고 회장으로 올랐기 때문에 조 내정자가 은행에서 추진해온 경영 방향을 최대한 잘 이해하고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인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2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사 전원 만장일치로 조용병 후보(현 신한은행장)를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했다. 신한지주는 다음달 중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차기 신한은행장 인선을 진행한다. 사진은 조 회장 내정자가 이사회 직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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