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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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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봉하마을 방문…'환영'vs'반대' 팽팽

진도 팽목항 방문해 분향도…야권 지지층 끌어 안기 시도

2017-01-1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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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7일 경상남도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친노(노무현)를 배신했다는 비판을 털어내고 친노를 넘어 진보 인사들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경건하고 애통한 마음으로 고 노무현 대통령님 영전에 귀국인사를 올렸다”며 “노 전 대통령의 말씀과 리더십은 아직도 국민 가슴 깊이 남아 있다. 취임식 때 변혁과 통합, 개혁과 통합을 외치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면에서 노 전 대통령께서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것도 아직도 우리 가슴 깊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또 “이제 우리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를 해야 한다”며 “국민은 노 전 대통령 말씀과 마찬가지고 공정한 사회, 변칙 없는 사회, 사람이 사는 세상을 갈구하고 있다. 이제 정치하는 분들이 모두 마음을 가다듬고 국민들 소리에 경청하고 진솔하게 경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아울러 권양숙 여사를 만나 “이제 귀국했으니 앞으로 권 여사님을 가까이 모시고 노 전 대통령의 유업도 기리겠다”며 “노 전 대통령께서 저를 유엔 사무총장으로 진출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셨다. 부시 대통령에게 직접 말씀도 해주시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이렇게 돌아와 인사를 드리니 감회가 더욱 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여사는 “유엔으로 떠나신게 엊그제 같은데,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신 것을 축하한다”며 “우리나라는 이래저래 복잡한 일들이 산재해 있는 것 같다. 반 전 총장님은 우리나라에 귀중한 분이니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그러나 이날 반 전 총장의 봉하마을 방문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반 전 총장을 규탄하는 반대 시위자들이 이날 반 전 총장의 노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비판하는 피켓 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들은 ‘인권의식 박약한 반기문 대선행보 어림없다’, ‘배은망덕 기름장어 봉하마을 지금 웬일’, ‘박근혜 시즌2 수첩왕자 반기문’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반 전 총장의 봉하마을 방문을 비판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반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고 출장 중이던 스리랑카 현지에서 곧바로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며 “뉴욕에 돌아와 유엔 대표부에 마련된 빈소에 참배했고, 유족에 조전과 조화도 보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유엔 사무총장은 개별 회원국 국가원수들의 취임식이나 장례 행사 등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오랜 관례가 있지만 이런 관례를 깨고 노 전 대통령과의 각별한 관계를 감안해 장의위원회에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권 여사를 예방한 이후 전라남도 진도 팽목항으로 자리를 옮겨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반 전 총장은 팽목항에 도착한 직후 곧바로 분향소로 향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명량대첩탑 및 해전사 기념 전시관을 방문하고 전남 영암군의 영암읍 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만나 이곳에서 하루를 묵는다.
 
아울러 팽목항에서도 반 전 총장의 방문을 비판하는 시위가 벌어지면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었던 반 전 총장이 참사에 대해 침묵하고 관련 발언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 반 전 총장이 이제 와서 팽목항을 찾는 것은 대통령 선거를 위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비판이다.
 
한편 반 전 총장은 18일 광주 국립5.18묘지에 안장된 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추모하고 조선대학교에서 처음으로 연단에 오르는 등 호남권 방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반 전 총장은 광주·전남을 거쳐 곧바로 보수 진영의 '심장부'로 불리는 대구로 이동할 예정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유순택 여사와 함께 17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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