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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롯데그룹 정상화 '삼중고'

'특검'에 '사드 부지'까지 발목…어깃장 신동주도 '골치'

2017-01-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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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롯데그룹이 악재 삼중고에 경영 정상화의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 회장은 조직개편과 정기임원 인사, 롯데월드타워 그랜드 오픈 등 굵직한 현안을 해결해야 하지만 특검 소환과 사드배치 후폭풍, 경영권 분쟁 장기화 등으로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특검 소환에 대한 대비다.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의혹을 수사중인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강경 일변도로 나선 가운데 롯데그룹은 특검의 칼끝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검찰로부터 100일 넘도록 수사를 받았던 롯데그룹은 새해 들어서 다시 특검 수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동향 파악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연일 내부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외부에서 이런저런 추측이 많지만 아직 특검으로부터 통보받은 것은 없다"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에 이어 특검 수사대상으로 언급되는 롯데는 면세점 추가 결정 직전인 지난해 3월14일 신동빈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를 할 당시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에 대한 청탁이 오고 갔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특검은 롯데가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 대가로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선정 및 재승인을 청탁했다는 혐의를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앞서 신동빈 회장과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 등을 출국금지 시킨 바 있다. 
 
롯데는 면세점 특허 획득과 관련돼 제기되는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피의자로 소환하고 구속영장을 전격 신청하는 등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의혹 수사를 강공모드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롯데그룹 측이 보유한 경북 성주 롯데스카이힐골프장(성주골프장)의 사드 배치 부지 제공 문제도 골칫거리다.
 
앞서 국방부와 롯데 측은 지난해 11월 성주골프장과 경기도 남양주의 군용지를 교환하기로 합의했고 관련 절차도 거의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약서 서명을 남겨놓고 롯데 측이 이사회 개최를 미루면서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롯데는 "고려할 사항이 많아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게 공식입장이지만 속사정은 복잡하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국가정책을 거스를 수 없지만 당장 결정하는 건 곤혹스러울 것"이라며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현실화하자 중국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롯데 측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부지 제공으로 인해 최근 재개장한 면세점을 비롯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중국 현지의 롯데 사업장에 대한 세무조사와 소방·위생점검, 안전점검을 실시하며 롯데를 압박하기도 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으로 종지부를 찍는 듯 했던 경영권 분쟁이 신동주 전 부회장의 고집으로 장기화되고 있는 점도 롯데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13일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사건 항고심에서 임의후견재판의 결정 시점까지 그 심판을 중단하여 달라는 SDJ코퍼레이션의 신청을 거부하고 항고를 기각한 바 있다.
 
예상대로 신동주측은 즉각 반발했다. 신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항고 기각 사건에 대해 "법원의 항고기각 결정에 대하여 심히 당혹하고 의아스럽다"며 "대법원에 상고를 해 그 부당함을 지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신 전 부회장의 거듭된 판결 불복을 두고 법원 권위에 정면도전하는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무엇보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롯데그룹이 창사이래 최대 위기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영정상화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을 시작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사드라는 예상치 못한 정치적 이슈의 악재까지 겹치며 롯데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며 "우선 특검이 종료돼 미뤄둔 조직개편과 인사가 마무리 되는게 그룹차원에서 가장 바라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방재센터를 찾은 신동빈 회장.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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