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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골프값은 어떻게 정해질까

사장님 나이 샷~

2017-01-16 10:06

조회수 : 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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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추운날은 골프를 치기 어렵다. 왠만한 마니아 아니고서는 눈발 서린 골프장에서 낭만적인 골프를 즐길 엄두가 안난다. 과거에는 골프가 부르주아적인 운동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거의 대중화된 수준이다. 체 게바라도 골프를 가끔 즐겼다고 하니 유독 한국에서만 가진자들의 스포츠로 눈총을 받던 면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김영란법 때문에 요즘에는 공짜 골프를 못쳐서 아쉬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깨끗하고 맑고 자신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전사회적인 대수술이므로 왠만하면 후손들을 위해 자기돈 내고 골프를 치는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골프비는 결코 싸지 않다. 회원비도 내야 하고 라운딩때마다 비용도 지불해야 한다. 
 
본인은 골프채도 잡아보지 못해서 골프장의 풍경이나 에피소드, 숨겨진 이야기를 모르기 때문에 골프장 사장님들이 어떻게 가격을 매기는지 그 부분만 보도록 하자. 물론 연습장이 아니라 필드다. 
 
골프장은 규모가 크고 투자, 유지비용도 많다. 하지만 이용객들이 무수히 많지는 않아서 자연스레 비싸기 마련이다. 보통 연회비 명목으로 돈을 받고 라운딩 횟수에 따라 추가적으로 이용료를 내는 구조다.
 
이렇게 기본으로 연회비를 깔고 이용할때마다 더 받는 구조를 '이부가격제도'라고 한다. 
 
예를 한번 들어보자. 1회 라운딩에 들어가는 골프장의 유지비용 정도만 알면 연회비도 정할 수 있다. 
 
강원도 평창 한 골프장 이용객들의 월별 수요함수를 P=21-10Q라고 가정하자. P는 골프장 1회 이용료, Q는월별 골프를 치는 횟수다. 골프라운딩 1회당 골프장의 비용은 1만원이라고 한다면 이윤을 극대화 하기 위한 1인당 연회비는 어떻게 잡아야 할까? 다른 비용은 없다고 해보자. 
 
고객들이 골프를 1번 칠때마다 골프장은 이래저래 1만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골프장은 한번 이용료로 최소한 1만원을 받는다. 그러면 고객들은 월 2번정도(Q) 골프를 치게 된다. 
 
경제학에서 소비자 잉여는 아래 ①번 삼각형의 면적이다. 이것이 월별 소비자잉여이기 때문에 곱하기 12달을 하면 240만원이 나온다. 골프장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골프를 치면서 얻는 소비자잉여만큼 연회비를 요구한다. 
 
 
소비자는 수요함수 곡선상에서 소비자잉여를 얻고 골프장 사장님도 유지비용과 수익을 얻으니 윈윈이다. 
 
물론 한국 골프장에서 연회비로 240만원 걷는지는 모르겠지만 수요함수를 좀 더 세밀하게 추적하거나 현재 연회비를 역산하면 제대로 된 수요함수를 산출해 낼 수 있겠다. 
 
본인이 골프를 안쳐서 가격설정하는 예만 들겠지만 디테일하게 천원단위까지 맞추기에는 감이 잘 안온다. 
 
이렇게 가격을 설정하는 방법은 이부가격제도 말고도 1급 가격차별, 2급 가격차별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우리의 하루하루는 이렇게 수요함수 직선위의 줄타기다. 받는 사람이나 내는 사람이나 합리적이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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