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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피플)"보험은 이익이 아니라 고객을 남겨야 한다"

장만영 보험과 미래포럼 대표, 소비자와 긴밀한 소통과 협업 강조

2017-01-11 08:00

조회수 : 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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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장만영 보험과 미래포럼 대표는 지난해 '인생을 바꾸는 I 마케팅'이란 책을 내면서 보험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장 대표는 보험업계의 영업현장과 실무, 학계, 정책까지 두루 경험한 보험인으로 '앞서가는 보험인의 성공비결7'과 보험모집종사자 의무교육교재 '보험모집종사자의 윤리' 등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보험업의 전문성 고취와 보험모집종사자 생존권 보호를 위해 2008년 방카슈랑스 4단계 시행을 저지하다 집시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2015년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의 보험분야 집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숭실대 경영학과 겸임교수와 국회 보험과 미래 포럼 공동대표, 보험약관이해도평가위원회 위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보험인의 전문성과 자긍심 고취를 통해 보험 산업의 신뢰도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장만영 보험과 미래포럼 대표를 <뉴스토마토>가 만나봤다. 
 
 
-최근 생존을 이야기할 정도로 보험업 상황이 좋지 않다. 타개책이 있다면.
 
글로벌 경제악화와 최근 급격히 커진 국내의 정세 불안은 보험시장뿐만이 아니라 모든 경제주체를 더욱더 긴장하게 한다.
 
이 가운데 보험시장은 최근 자살보험금, 실손보험, 비과세헤택 축소 등 보험에 대한 그리 좋은 여론이나 환경들이 조성되지 못하는 듯하다. 보험연구원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전체보험산업의 보험료 성장률을 2.2%로 예측하고 있다. 2015년의 5.5%의 성장률에 비하면 올해 시장여건이 상당히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바로 알 수 있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역사를 통해 앞으로의 살길을 모색해 볼 수 있다. 보험시장의 역사를 돌아보면 보험시장의 성장에는 3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는 행정부와 입법부의 보험을 바라보는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 보험시장의 어려움을 헤쳐 나갈 방법도 끊임없이 정부와 국회에 보험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 비과세 혜택의 축소도 너무 늦게 대응한 측면이 없지 않다. 또한,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도 집회와 신문광고, 의원실 방문이라는 예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안 된다. 좀 더 체계적이고 선제적이고 전문적일 필요가 있다.
 
둘째, 그 시기에 적합한 상품과 가치의 결합이 있었다는 점이다.
 
경제개발 시기에 맞춰 자식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교육보험의 등장, 행복한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국가·기업·개인을 하나로 연결한 개인연금, 금융자산의 필요성이 간절했던 외환위기 시절의 비과세저축보험, 오래 사는 것이 오히려 걱정이라는 장수리스크에 대비한 실손보험 등이 그 시대에 맞는 상품을 통한 가치마케팅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은 기업의 당연한 책무이자 본질이다.
 
셋째, 상품과 가치를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판매 채널이 존재했다는 점이다. 좋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유통이다. 보험은 소비자가 스스로 찾기 곤란한 부정적 만족의 비자발적 PUSH형 상품이다. 따라서 채널의 중요성이 어느 분야보다 중요하다.
 
결국, 보험산업이 현재 직면한 위기의 돌파구는 정책과 소비자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업, 시장과 소비자를 이끌 수 있는 상품개발, 소비자의 요구와 시장변화에 맞춰 건강하고 건전한 판매 채널의 전문성이 어우러질 때 가능하다.
 
-보험과 미래 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인가.
 
보험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해와 이익의 충돌도 존재한다. 그러는 중에 힘의 논리에 의해 보험정책이 왜곡되거나 본질과 다르게 실행되는 경향이 적지 않았다. 따라서 보험과 미래 포럼은 보험산업에 얽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마당이 될 것이다.
 
포럼을 국회에 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각자의 의견을 충분히 제안하고 공유하며 그에 따른 다양한 의견들이 모색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만든 것이 '보험과 미래포럼'이다.
 
현재는 정무위 소속의 박찬대 의원과 김성원 의원, 장만영 대표를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향후 더 많은 기관과 기업, 개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보험과 미래 포럼은 신뢰재인 보험의 본질적 기능에 집중하고 보험이 갖는 희망의 메시지를 지금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정책과 시장에 어떻게 녹여낼지를 논의하는 모임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무형재이자 신뢰재를 구매하고 소비하는 보험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보험교육기회를 제공하고 보험의 바른 가치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아울러 개인과 기업, 국가의 위험관리의 파수꾼으로서 일익을 담당하는 보험산업 종사자들의 전문성과 자긍심 고취를 위해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다.
 
-장 대표가 꿈꾸는 보험산업은 무엇인가.
 
먼저 고객을 남기는 보험산업이 돼야 한다. 보험산업의 특성상 복잡한 보험상품을 고객이 다 알고 가입하기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이에 따른 분쟁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상품을 잘 만든 것도 잘 못 만든 것도 보험사다. 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하다. 고객의 신뢰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둘째, 보험산업의 마케팅이 BM(Business Marketing, 상업마케팅)보다 PM(Public Marketing, 공중마케팅)의 비중이나 성격이 더 짙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돈을 더 벌기 위해 업적성과에 치중하는 상업마케팅이 아닌 소비자의 의식과 문화를 바꾸고 개인은 물론 사회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공중마케팅을 다시금 생각해야 한다.
 
셋째, 전 보험산업과 보험인이 함께 할 수 있는 문화축제의 장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즉, “보험의 날”, “보험인의 날”이다. 1월14(1년 내내 1번의 4고도 없이)라는 의미로 매년 1월14일을 fine day_피네 데이(“좋은”이란 의미와 음악용어로 곡의 “끝”을 의미_새해를 맞아 안 좋은 기억·일들은 끝이 나고 올해부터는 좋은 일만 가득하자는 뜻)로 정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넷째, 상품과 채널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했다. 좋은 상품이라도 유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더딜 수밖에 없다. 반면 좋은 유통채널이라면 시장과 소비자에게 필요한 좋은 상품을 만들어내고 판매하는 견인차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하고 전문적인 채널이 되도록 보험회사는 노력해야 한다.
 
다섯째, 금융은 남의 돈, 즉 소비자의 돈을 가지고 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정직과 신뢰가 그 어느 사업보다도 중요하다. 따라서 견제와 통제받는 관리자의 마음이 필요하다. 소비자가 돈을 맡긴 이유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금융개혁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금융당국의 개혁방향이 상당부분 시장을 새롭게 하고 소비자보호에 일익을 담당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개혁의 결과가 반드시 원하는 대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개혁은 종결이 아닌 과정이기에 한번의 개혁이 완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지금과 같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충돌이 첨예한 때에 하나의 의견을 도출해내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정책을 입안하고 개혁과제를 선정할 때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고 협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 많이 듣고 더 깊게 들어가야 할 것이다.
 
-지난해 낸 책이 보험업계에서 눈길을 끌었다. 책을 내게 된 동기와 간단한 소개를 해달라.
 
마케팅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의미로 “인생을 바꾸는 I 마케팅”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I(insurance)는 보험의 약자로 보험과 마케팅을 접목한 책이다. “보험은 좋은 것 같은데 보험회사와 보험설계사는 싫다.”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이는 위험을 관리해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보험을 활용하는 본질적 기능보다는 보험회사와 모집채널의 이익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비춰진 역기능의 반발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소비자를 만족시키면 만족한 소비자가 다시 기업과 상품을 찾게 된다”는 마케팅의 기본원리를 담고자 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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