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영택

(1인 미디어)재벌가의 술집 난동, 그리고 억울함을 호소한 편지 한통.

2017-01-06 15:55

조회수 : 1,847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지난달 27일 동국제강 장선익 이사가 술집 난동으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사회적 비난이 쏟아졌다. 동국제강은 즉시 장 씨가 작성한 사과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내용은 모든 피해자에게 백배사죄한다는 뻔하고 상투적 내용이었다.
 
몇 시간 뒤 SNS를 통해 이상한 기류가 흘렀다. 술집에서 난동을 부린 장 씨를 오히려 옹호하는 댓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관련 기사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술집 종업원이 장 씨에게 케이크 심부름 값으로 30만원을 요구하자, 장 씨가 광분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를 보면서 또 취재하면서 내가 장 씨라면~”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려 했고, 나름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봤다. 결론은 그럴 수도 있지~”
 
반전은 여기서 부터
 
<30만원 케익의 진실을 밝힙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한 통의 이메일이 왔다.
 
안녕하세요 기자님. 동국제강 장남사건의 피해업장의 매니저 겸 치프 소믈리에인 김**입니다. 지난 26일 저희 가게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 드립니다.
 
우선 저희 Bar는 위스키와 와인을 취급하는 전문 Bar로 취급하는 품목엔 케이크가 없습니다.
 
당일 저녁 820분쯤 이미 취하신 듯 보이는 고객분들이 입장하신 후, 생일이니 나가서 케이크를 사다 달라는 요구를 받아 저희 직원은 고객이 건 낸 10만원(5만원권 2)을 들고 인근 베이커리에서 38000원에 케익을 구입했습니다.
 
케이크를 전달함과 동시에 잔액도 돌려 드렸습니다.(거스름돈 62000, 영수증 포함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사진촬영을 요청하셔서 여러 각도에서 사진촬영도 해드렸습니다언론에 보도된 '30만짜리 케이크를 파는 와인바내용은 동국제강의 사건내용 인지착오로 인한 오보입니다.
 
일행분들이 만취 상태로 가게를 서성이고, 한 분은 코를 골고 주무시고, 고성으로 대화를 나눠 옆테이블 여성 손님들에게 피해가 있었습니다본인은 책임자로 정중히 자제를 요청 드렸는데, 이내 언짢은 내색을 하며 폭언과 시비가 시작됐습니다.
 
그러던 중 장선익 씨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사다 드린 케이크를 바닥으로 집어 던진 후 바 내부에 비치된 금속소재의 촛대와 테이블에 있던 유리 소재의 위스키 글라스 등을 잡히는 대로 위스키가 진열된 진열장을 향해 던졌습니다.
 
이로 인해 고가 양주 4병이 파손되는 등 기타 집기 및 내부 인테리어에 손상을 입혔습니다보통 진열장 앞은 바텐더가 서비스를 위해 대기하는 공간으로 만약 사람이 있었다면 인명사고가 발생 했을 것입니다.
 
옆 테이블의 손님들이 놀라서 가게를 빠져나가시고, 신변의 위협을 느낀 와인바 직원이 경찰에 신고, 용산경찰서에서 출동한 내용입니다고객만족을 위해 가게에 팔지도 않는 케이크를 외부에서 사다 드렸는데, 언론과 SNS상에 30만원짜리 케이크를 파는 악덕 가게로 노출됐습니다.
 
본인과 직원들은 매우 억울하고 유감스러운 심정입니다. <>
 
술집 사장은 장 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는 않는다며, 연락을 받지 않았다. 재물손괴죄의 경우 반의사불벌죄가 성립되지 않아 장 씨는 지난 6일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결국 기사에 들어간 관계자 멘트 한줄이 오히려 피해자를 파렴치한 사람으로 만든 셈이 됐다. 
 
최근 재벌가 총수 자제들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데, 항공기 난동을 부린 두정물산 장범준씨부터 동국제강 장선익씨, 한화그룹 김동선씨까지 재벌가 자제들의 비상식적이고 막무가내식 행동에 대해서 일벌백계 엄격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그들의 부모가 권력과 유착해 모은 자본을 타인의 인권을 유린하는 무기로 사용해선 안된다. 이번에도 너그럽게 용서한다면 이 같은 일들은 앞으로 계속 반복될 것이다
 
 
  • 김영택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