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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식품업계 '3세들' 경영 전면 나선다

대상·SPC 등 오너가 '젊은피' 올해 판도 변화 예고

2017-01-0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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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정유년에는 식품업계 '오너가 3세'들의 행보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회사에 몸담으며 실무를 익혀온 이들은 최근 정기인사에서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지분 확대 등 지배력을 높이는 등 올해 가업을 이끌 중심에 서게 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001680)과 SPC그룹 등 3세들은 연말 인사를 기점으로 경영보폭이 한층 넓어졌다. 대부분 30대에서 40대인 이들은 '젊은피'를 앞세워 식품업계의 판도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대상은 최근 조직 개편과 임원 승진 인사를 완료하고 식품BU(비즈니스유닛)와 소재BU 체제로 사업을 분리했다. 특히 지난달 인사를 통해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 임세령, 차녀 임상민 상무를 나란히 전무로 승진시켰다. 이에 따라 임세령 전무는 식품BU 마케팅담당중역에, 임상민 전무는 소재BU 전략담당중역을 맡게 됐다.
 
2014년 청정원 브랜드 리뉴얼을 이끌었던 임세령 전무는 식품 분야 마케팅을 책임지고 시장 영향력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미국에서 대상의 글로벌 마케팅 등의 업무를 맡고 있던 임상민 전무는 최근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 본사에 출근하며 경영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임 전무는 2015년 말 금융인 국유진씨와 결혼해 미국으로 떠난 뒤에는 좀처럼 국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국유진씨가 블랙스톤 홍콩 지사로 재배치됨과 동시에 귀국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조직 개편을 통해 두 사업 부문에 50대인 이상철(품BU), 정홍언(재BU) 사장을 임명하며 수뇌부 세대 교체도 단행해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오너 3세 경영 준비 과정에 돌입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내 1위 제빵업체 SPC그룹도 지난달 허영인 SPC 회장의 차남 허희수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허 부사장은 지난해 7월 강남역 부근에 오픈한 미국의 명물 햄버거 체인인 '쉐이크쉑' 1호점에 이어 이달 초 청담동에 2호점을 여는 등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허 부사장은 쉐이크쉑을 국내 상륙시키는 과정을 주도하며 외식사업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허 회장의 장남 허진수 부사장도 동생보다 1년 앞선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의 정성수 회장 장남이자 3세 경영인인 정연호 부사장도 지난달 22일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화장품 업체인 계열사 오쎄에서 정식품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식품의 창업주인 정재원 명예회장의 장손인 정 부사장은 올해부터 정식품의 부사장으로 본격적인 경영 일선에 뛰어들게 됐다.
 
전통주 업체인 국순당(043650)도 최근 인사를 통해 배상민 상무를 영업총괄본부장으로 임명하며 경영의 전면에 배치시켰다. 배 상무는 국순당의 창업주인 고 배상면 회장의 손자이자 배중호 국순당 대표의 아들이다. 
 
이미 경영전면에 배치돼 1년을 보낸 보해양조(000890)의 3세 경영인 임지선 대표도 30대 여성 CEO로 세심함과 패기를 발휘해 내년도 국내 주류시장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임 대표는 1985년생으로 미국 미시간대학교를 졸업한 후 파나소닉 인사팀장, 창해에탄올, 보해양조 영업총괄본부장, 보해양조 부사장 등 역임했다. 특히 남성 위주의 주류 시장에서 경영 현장 분위기를 익히며 보해의 전 제품에 대한 영업 및 마케팅 부문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하이트진로(000080) 고 박경복 회장의 손자이자 현 박문덕 회장의 장남 박태영 부사장도 올해는 경쟁사에게 밀린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의 부활이라는 중책을 안고 마케팅 쇄신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사조그룹도 오너가 3세 주지홍 상무의 개인회사격인 '사조시스템즈'를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세우며 경영승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사조시스템즈는 최근 사조산업의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사조시스템즈의 최대주주인 주지홍 상무가 사실상 사조산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지분구조를 갖추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식품업계 1세대 창업주들의 별세 소식 등 퇴장이 잇따랐고 이는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의미한다"라며 "3세들이 경영전면에 속속 배치된만큼 올해 식품업계의 판도 변화는 3세들의 역량에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왼쪽부터 대상 오너가 3세인 임세령·임상민 전무와 SPC 3세인 허진수·허희수 부사장. (사진/각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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