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1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 배당 여력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100대 기업 중 11개 기업은 잉여현금 증가율이 100%를 넘었다. 다만, 매출이 정체인데도 영업이익이 늘고 투자 등의 자본적 지출이 줄어든 '불황형 흑자'가 반영된 구조라 실제 배당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자료/CEO스코어
21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시총 100대 기업의 3분기 말 잉여현금흐름은 총 55조207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말(25조3246억원)대비 118%(29조8829억원) 증가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흐름으로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이 얼마나 양호한 지를 나타낸다. 세후 영업이익과 감가상각비의 합계액에서 자본적 지출을 제한 값으로 산출하며, 일반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이 증가하면 배당여력도 높아진 것으로 평가한다.
100대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증가한 것은 매출 제자리걸음에도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투자 등 자본 지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100대 기업 매출은 999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에 그쳤으나, 세후 영업이익은 64조6096억원으로 16.7% 늘었다. 반면 자본적 지출은 67조3053억원으로 21.4% 줄었다.
조사 결과, 100대 기업 중 총 68개사의 잉여현금흐름이 1년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인 곳은
KCC(002380)로, 지난해 3분기 말 258억원에서 올 3분기 1415억원으로 449.5% 급증했다. 그 뒤로 150억원에서 703억원으로 367.6% 증가한
농심(004370)과 197억원에서 855억원으로 334% 늘어난
롯데제과(004990)가 이름을 올렸다.
SK(003600)도 1643억원이던 잉여현금흐름이 7017억원으로 327.2% 증가했다.
잉여현금흐름이 가장 크게 감소한 기업은 2조2552억원 줄어든 LG디스플레이였다. 삼성SDI(-1조821억원), SK하이닉스(-6402억원),
롯데케미칼(011170)(-460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3분기 말 잉여현금흐름이 가장 많은 곳은 15조5168억원을 기록한 삼성전자였다. 100대 기업 전체 잉여현금흐름의 28.1%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국전력(4조6467억원), 현대자동차(2조6856억원), SK이노베이션(2조1057억원), 포스코(1조9835억원) 등이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