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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1조 클럽 유니클로 수익성 '뚝'

올해 영업익 전년대비 31% 급감

2016-12-0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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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1조원이 넘는 연매출로 국내 패션시장을 장악한 SPA 공룡 유니클로의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두 자릿수를 기록하던 매출 성장률은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으며 영업이익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그 동안 매장 확대와 가격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던 유니클로의 성장전략이 국내 시장에서 한계에 부딪힌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말 마감된 유니클로의 2016회계연도 매출액은 1조1822억원으로 전년대비 5.8% 증가했다. 한해 전 매출액 증가율이 24%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확연히 꺾였다. 
 
올해 영업이익은 1073억원으로 전년 1563억원에 비해 31%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194억원에서 827억원으로 30% 줄었다. 지난 2014회계연도의 영업이익 1077억원, 당기순익 812억원 수준으로 후퇴한 것이다. 
 
부진한 실적에 대해 유니클로는 "지난 겨울 평균 기온이 높아 가을·겨울시즌 판매 실적이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양적 확대에 기댄 유니클로의 전략에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형 매장에서 저가 상품을 다량 판매하는 박리다매 구조 하에서 지금까지는 매장 확대가 매출 증가로 직결됐지만 매장 수가 일정수준을 넘어서며 효율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유니클로는 2004년 국내에 진출한 이후 매년 10~20곳의 매장을 열어왔다. 현재는 총 18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2016회계연도에 신규오픈한 점포만 20곳에 달하며 올해 9월 이후에도 7곳을 추가로 열었다. 내년에는 200호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일반 브랜드가 시 단위에 매장을 하나씩 마련한다면 보통 150곳 정도가 최대치"라며 "SPA의 경우 매장 규모가 큰 만큼 매장을 150곳 이하로 가져가야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유니클로의 성장을 이끌었던 히트상품인 에어리즘과 히트텍 등 기능성 의류를 선보이는 곳이 흔해지며 브랜드 경쟁력도 약화됐다. 국내 SPA 브랜드의 저가공세와 잊혀질만하면 부각되는 일본 우익브랜드 이미지도 고객 이탈을 이끌었다. 
 
유니클로는 실적 돌파구로 '로드사이드 매장'에 주목하고 있다. 교외에 주차장을 완비한 로드사이드 매장은 주말 가족단위 나들이객을 주요 고객층으로 한다.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기본 의류를 주로 취급하는 유니클로로서는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아질수록 영업 효율성이 올라갈 가능성이 커진다. 2012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로드사이드 매장은 현재 모두 44곳으로 전체 매장의 4분의1 규모로 확대됐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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