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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찬

차의과대 기부금 3년새 6배 증가…꼬리 무는 차병원그룹 특혜 의혹

일반기부금 '13년 3.9억→'15년 25.7억 급증

2016-12-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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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가 박근혜정권과 차병원그룹간 커넥션 의혹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차의과대학에 대한 기부금도 3년새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차의과대학은 2011~2013년 대학정원을 크게 늘려 특혜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고, 차병원그룹과 관련한 각종 특혜 의혹도 줄을 잇고 있다. 박 대통령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최순실씨는 모두 차병원이나 그 계열 병원에서 면역치료 등을 받은 전력이 있고, 차의과대학에는 보건복지부 관료 출신들도 다수 자리를 잡고 있어 대학-정권간 유착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차의과대학의 일반기부금(법인회계)은 최근 3년 사이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대학정보공시사이트인 ‘대학알리미’를 보면 차의과대학의 2013년 기준 일반기부금(이하 법인회계)은 3억9000만원이다. 2014년에는 1억6000만원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기준 25억7000만원으로 급증했다.

일반기부금은 연구기부금·지정기부금과 달리 목적이 정해져 있지 않은 기부금으로 개인 또는 기업이 내고, 대학이 마음껏 운용할 수 있다. 같은 시기 주요 사립대학과 비교해보면 차의과대학의 일반기부금 모금 실적은 두드러진다. 2013~2015년 기준 주요 사립대의 일반기부금 내역을 보면 한양대 0원-0원-0원, 서강대 1억4000만원-1억2000만원-1억5000만원, 고려대 3억원-11억원-1억5000만원, 중앙대 5000만원-0원-0원 등을 기록했다. 다만 주요 대학들 중 삼성그룹을 재단으로 하고 있는 성균관대만 286억원-218억원-214억원의 높은 일반기부금을 모았다.

차의과대학의 지정기부금(교비회계) 또한 1000만원(2013년), 3000만원(2014년)에서 작년 기준 5억1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대학 재정 분야를 잘 아는 한 교수는 “기부금은 주로 교비회계로 잡히고, 법인회계로 가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차의과대학은 의과대학이라 구체적인 기부 내용을 알면 설명이 될 수는 있을 것 같지만 보통 법인 쪽에 기부금이 많은 대학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차의과대학은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의 제기에 따라 정원 늘리기 특혜 의혹에도 휩싸였다. 이 대학은 2011학년도 정원을 210명 늘렸고, 2013학년도에는 220명 늘렸다. 2010년 110명이던 정원은 540명으로 급증했다. 교육부가 2012년 5월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자율 증원’ 조항을 신설했는데, 주한미군 인접지역인 경기 포천시에 있는 차의과대학만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이다. 같은 기간 다른 10개 대학 중 이 규정을 통해 정원을 늘린 대학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의과대학을 포함한 차병원그룹에 대한 특혜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차병원은 지난 7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사업을 7년 만에 조건부 승인받았다. 체세포복제 배아연구계획 승인은 현재까지 3건으로 황우석 박사에 대한 연구계획 승인을 철회한 것을 제외하면 2009년 승인된 차병원과 지난 7월 승인된 차의과대학 등 차병원그룹이 유일하다.

지난해 8월과 올해 5월에 걸쳐 발표된 박근혜 정부의 임상시험 규제완화 정책도 차바이오텍의 알츠하이머치료제(CB-AC-02)를 위한 맞춤형 혜택이라는 지적이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1상과 2a상은 2015년 11월 식약처 임상시험 허가를 받은 상태로, 허가 받은 임상시험을 식약처의 3상 시험 제외 규제완화 발효 이후 개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복지부가 의료관련 펀드인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 운용사로 실적이 미미한 차병원 계열사를 선정한 것도 의혹의 대상이다. 차의과대학은 의과대학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최원영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을 포함해 전직 복지부 관료 출신들을 대거 영입해 차병원그룹-박근혜정권간 유착 관계에 대한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있는 차움의원. 차병원그룹 계열사인 이 병원은 최순실씨 자매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주사제를 대리처방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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