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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 타고 야당표 예산안 순항하나

야당의 자신감 “보수정권 10년 실정 치유 예산 만들 것”

2016-11-2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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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12월2일)이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순실 국정농단 후폭풍’에 힘입어 20대 국회 첫 예산안 처리가 순항하는 분위기다. 다만 여소야대 구도에다 정부여당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야권 주도의 예산안 처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우리 당은 내년 예산이 차질없이 편성·시행 되도록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며 “가장 먼저 지난 2년간 교육현장 대란을 몰고 온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깔끔이 해결하겠다. 최소한 앞으로 수년간 재론의 여지없는 해결책을 강구하겠다”고 자신했다.
 
여기에 “가능하다면 보수정권 10년이 낳은 실정을 치유하는 예산을 만들겠다”며 ▲개성공단 피해기업 지원 예산 ▲4대강 수중보 해체 예산 확보 등을 언급했다.
 
누리과정과 개성공단 예산은 ‘박근혜 대통령 관심예산’이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누리과정 예산은 청와대의 입김에 수년간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박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의 산물인 개성공단 예산 역시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윤 의장의 자신감은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 바탕하고 있다. 각종 의혹에 한자리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하야직전까지 몰린 박 대통령은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도 친박과 비박 갈등으로 분당설까지 나온다. 여소야대의 국회 지형도에 민주당 출신 정세균 국회의장의 존재 역시 자신감을 높여주는 원천이다.
 
한 야당 관계자는 “최순실 예산을 삭감하는 것에는 여야가 없었고, 예산안 심사에도 큰 잡음이 없었다”며 “국민의 분노가 워낙 커서인지 여당의 태도도 변한 것 같고, 내부의 복잡한 상황도 한 이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야당이 발의한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법안의 예산부수법안 지정을 통한 국회의장 직권상정·처리 가능성도 야당이 가진 강력한 카드의 하나다.
 
민주당은 과세표준 500억원 초과 기업에 대한 법인세 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하는 법인세법 개정안, 과표 5억원 초과 소득자 대상 최고 소득세율을 38%에서 41%로 인상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국민의당 역시 비슷한 내용의 개정안들을 제출했다.
 
복지재원 확충을 위한 소위 ‘부자과세’다. 새누리당은 경기침체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야당이 직권상정으로 밀어부칠 경우 막을 방도가 마땅치 않다.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재벌들을 향한 국민들의 분노도 부담스럽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오는 27일 저녁 이현재 조세소위 위원장과 여야 3당 간사급 의원들이 참석하는 비공개 회동에서 관련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회동에서 여야가 예산안과 세법개정안을 연계해 막판 타협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조정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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