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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AIA생명, 30년 만에 법인 전환한다…"한국 점유율 확대할 것"

올해 말 당국에 법인전환 신청…시장 철수 우려 해소 기대

2016-11-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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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AIA생명이 한국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진출 30년 만에 법인전환을 결정했다. 이로써 한국 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생명보험사 모두 법인 형태가 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IA생명은 현재 법인 전환을 준비 중으로 올해 말 신청해 내년에 최종 승인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년에는 AIA생명이 한국 시장 진출 30년이 되는 해로 법인 전환하기 가장 좋은 시점이라는 평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AIA생명이 법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 전환 신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처럼 AIA생명이 법인 전환하는 이유는 법인으로 전환하면 한국 시장에서 독립적인 경영이 가능해지고, 대외신인도 제고 등으로 영업력 확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AIA생명은 한국에 지점형태로 진출한 상황이라 영업현장은 물론 본사에 배당을 시행할 때마다 논란이 됐다.
 
특히 최근에는 본사에 배당하는 금액이 늘어나면서 투자금 회수가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다. AIA생명은 이런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법인 전환을 결정했다. 또한, 말레이시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단독 법인으로 전환하는 추세에 발맞추는 것이다.
 
지점과 법인의 가장 큰 차이는 독립성이다.
 
지점은 일종의 현지사무소 개념으로 독립된 회사가 아니며 본사의 한 파트로 취급된다. 그래서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다고 여겨져 영업기반을 구축하고 외부에서 투자받기도 법인보다 어렵다. 반면, 본사에 자금을 송금할 때 지점은 영업기금이라는 명목으로 법인의 배당보다 본사 자금 송금이 수월하다.
 
이에 반해 현지법인은 해외 자회사의 개념으로 독립된 회사다. 본사와는 업무적 협력관계는 있으나 별도의 주주총회와 이사회(경영진)가 있다. 법인은 본사와의 거래에 있어 이전가격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해 법인은 본사에 배당 형태로 돈을 보내야 한다.
 
그동안 AIA생명은 법인의 장점보다 지점의 장점이 크다고 판단해 법인 전환을 미뤄왔지만, 그동안 지속해서 공격 대상이 된 지점 형태의 불확실성을 잠재우고 한국 시장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법인 전환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AIA생명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4년 853억원에서 지난해 1324억원으로 37% 상승했으며 올해 8월 말 기준 1145억원을 기록했다.
 
AIA생명 설계사는 "설계사 리크루팅과 보험영업 과정에서 지점 형태로 운영되는 것에 대해 타사와 비교를 많이 당해 손해를 본 적이 많다"며 "법인 전환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발목을 잡아 왔던 요인이 해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의 지속적은 법인전환 요청도 한몫했다. AIA생명은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생보사 중 법인 전환을 하지 않은 유일한 회사로 법인형태보다 감독 당국의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이에 앞서 AIG손해보험은 당국의 지속적인 권유로 지난 2012년에 법인전환을 했다.
 
일각에서는 AIA생명 한국지점의 법인화 작업이 본사와의 회계분리를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국법인이 신설 법인의 대주주가 되기 때문에 회계처리 시 본사와는 분리돼 한국법인 손실이 본사로 전가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회계법인 관계자는 "회계처리 시 일정 부분 한국법인의 손실이 반영되지 않은 부분은 있겠지만 모든 나라의 회계 기준이 연결 기준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완전한 분리가 불가능하다"며 "법인을 전환하면 법인세를 내야 하는데 회계처리 때문에 큰 비용을 들여 법인 전환을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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