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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면세점 격전지 '코엑스' 인프라·명품이 변수

HDC신라·현대백화점 영동대로 사이에 두고 혈전

2016-11-1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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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신규 서울 시내면세점 유치를 위해 삼성동 코엑스 인근 영동대로를 사이에 두고 격전을 벌이고 있는 HDC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069960)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신규입찰에는 총 3곳의 면세점을 선정하게 되는데, 두 후보지의 위치가 워낙 인접한데다 이미 코엑스몰 내부에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운영 중이기 때문에 업계는 둘 중 한 곳이 특허를 취득할 경우 나머지 한 곳은 고배를 마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면세점 선정에 있어서 교통과 주차 등 인프라와 해외 명품브랜드 등 주요 MD 유치 여부가 가장 큰 변수로 꼽힐 전망이다.
 
13일 두 후보지를 차례로 방문해 주변 인프라와 각 기업의 주요 MD 유치계획 등을 살폈다. 두 기업이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운 현대아이파크타워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코엑스와 영동대로를 사이에 두고 직선으로 600미터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 각각 위치해 있다.
 
지난해 신규특허를 취득하며 2호점 오픈을 노리고 있는 HDC신라면세점은 호텔신라(008770)현대산업(012630)개발의 합작사다. 지난해 한차례 신규 특허 취득에 실패한 후 재도전에 나서는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사업이 정지선 회장의 숙명과제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이번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현대백화점이 후보지로 내세운 무역센터점은 현재 면세점 예정지인 8~10층이 모두 정상 영업 중인 상태다. 현대백화점 측은 만약 올해 말 면세점 운영특허를 취득할 경우 이 곳의 매장을 비우고 면세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현대백화점이 면세점 사업자로 낙찰될 경우 기존 백화점의 매장 MD 재배치와 리모델링 공사기간 단축여부가 오픈시기를 결정할 전망이다.
 
현재 8~10층은 스포츠매장과 아동·가정용품, 식당가 등으로 운영 중인 상태로, 리모델링 공사 후 오픈까지 걸리는 시간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조성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이 계획한 면세점 특허면적은 1만4005㎡(4244평) 규모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5개층·1만3884㎡·4200여평)과 면적이 비슷하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11월 중순 면세점 운영특허 취득 후 올해 2월부터 리뉴얼 공사를 시작해 3개월여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5월 오픈한 바 있다.
 
HDC신라면세점의 후보지 아이파크타워는 올해 3월 경주로 본사를 옮긴 한국수력원자력이 사용하던 오피스 건물로 현재 1, 2층을 제외한 건물 대부분이 공실인 상태다. 이 같은 이유로 만약 운영특허를 취득한다면 현대백화점에 비해 빠른 시간에 면세점 조성공사에 돌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오피스 용도로 사용되던 건물인 탓에 층고가 낮고, 길쭉한 구조의 건물 특성 탓에 쇼핑몰의 구색을 갖추기 위한 에스컬레이터 등을 설치하려면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하다. 또 HDC신라면세점 측은 면세점 특허를 취득할 경우 이 건물의 증축공사까지 검토하고 있어 공사기간은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대형버스 주차장은 두 기업 모두에게 큰 과제로 꼽힌다.
 
HDC신라면세점은 아이파크타워 내부에 버스를 주차할만한 공간이 없어 500미터 거리의 탄천주차장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 공간은 현재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사용 중이며, 현대백화점 역시 이 곳을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어 차별성이 없다.
 
다만 HDC신라면세점 측은 아이파크타워에 대형버스 승·하차장을 설치해 단체관광객의 쇼핑에는 지장이 없도록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자체주차장과 도심공항터미널, 350미터 거리의 외부 주차장을 개·보수해 총 59면의 대형버스 주차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중교통 접근성은 두 기업 모두에게 장점이다. 2호선 삼성역(현대백화점), 9호선 봉은사역(HDC신라면세점)과 사실상 직접 연결이 가능하다.
 
해외 명품 브랜드 등 주요 MD 구성에 있어서는 두 기업 모두 동일선상에서 출발할 전망이다.
 
HDC신라면세점은 건물면적이, 현대백화점은 면세사업 운영경험이 변수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면세점 운영 특허를 획득할 경우 루이비통 등 부루벨코리아가 취급하고 있는 면세점 해외 명품 브랜드의 입점을 확약하는 '특허 취득 조건부 입점협약'을 체결했으나 발표 직후 경쟁사들의 반발로 한발 물러선 상태다.
 
HDC신라면세점은 이미 장충동 신라면세점과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등을 통해 면세사업 경험을 쌓아왔지만 명품 브랜드 입점은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파크타워의 면적이 워낙 좁아 이른바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HDC신라면세점이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선정한 현대아이파크타워(왼쪽)와 현대면세점이 후보지로 내세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오른쪽) 전경. (사진제공=HDC신라면세점·현대백화점)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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