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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의 경제학)③ “삼성, 수평적 의사구조가 제2 노트7 막는다”

“기존 기획·개발·생산 프로세스 재점검…이재용 '경영 키워드' 제시해야”

2016-11-0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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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전문가들은 삼성전자(005930)가 기존의 수직적인 의사구조를 수평적으로 개선해야 갤럭시노트7과 같은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히 갤럭시노트7에서 문제가 된 부품을 찾아내는 것보다 전체 제품 생산 과정을 갈아엎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노트7 사태의 책임을 특정인에게 물을 것이 아니라 기획부터 설계, 생산, 검증에 이르기까지 전체 과정의 어떤 점이 문제였는지 알아내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며 “당장 하나의 요소만 제거한다고 해결될 것이 아니라 기존 프로세스의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 교수는 협력 업체 등 다양한 파트너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그는 “삼성은 기존의 수직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다른 업체들과 함께 하는 수평적 구조로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삼성이 제품의 가치를 주도하되 참여하는 업체들이 각자의 아이디어를 내면 반영하는 방식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을 삼성이 끌고 가려는 것은 경쟁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애플과 경쟁하면서 내부 프로세스에 부하가 가중된 점을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며 갤럭시S7과 갤럭시노트7을 지난 시리즈보다 한 달 가량 앞당겨 출시한 바 있다.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는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속도 위주의 방식이 오히려 자충수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위 교수는 “애플의 아이폰과 경쟁을 펼치다보니 갈수록 출시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며 “개발 담당은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완전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마케팅이나 영업쪽은 빠른 출시를 바라면서 조직 전체가 개발부터 판매단계까지 부하가 걸려있다”고 말했다. 조직이 지나치게 매출과 영업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며 성과 위주로 돌아가다 보니 치명적인 구멍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아래에서부터 조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상향식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위 교수는 “삼성은 아래에서도 조직의 문제점을 말하고 이를 수용하는 상향식 커뮤니케이션이 차단되고 있다”며 “이같은 조직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은 점도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명확한 경영 키워드에 대한 요구도 나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경영 전면에 공식적으로 나섰다. 위 교수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품질경영 이후의 경영 키워드는 없는 상황”이라며 “이 부회장이 품질경영을 넘어서 어떻게 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 내부 프로세스에 대한 재점검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과 휴대폰 판매점들의 불만이 높아 삼성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삼성이 수차례 갤럭시노트7의 보상안을 내놨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교환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갤럭시노트7 사용자는 “갤럭시노트7을 쭉 사용 할 것"이라며 "배터리 충전을 60%까지로 제한하는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로 정상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막을 경우 소송을 준비할 것”이라고 삼성전자의 후속 방안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노트7 사용자는 “배터리 충전을 제한하는 것을 방어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무사히 100% 충전하며 계속 쓰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점들은 소비자들이 교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할 대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종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이사는 “제조사와 이통사 그리고 유통망은 공생해야 하는 관계”라며 “갤럭시노트7 사태로 인한 피해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서로가 열린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대안 제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건물 위에 보이는 갤럭시노트7 광고판의 모습. 사진/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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