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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래

(피플)"국내 건설수주 하락세 올해 이후 본격화 될 것"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2016-10-20 08:00

조회수 : 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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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국내 건설 수주의 하락세는 올 하반기 이후 본격화 된 뒤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선행 지표인 건설 수주가 지난 한 해 호조를 보인 영향으로 건설 투자의 증가세는 올해까지 양호할 것이다. 건설 수주와 건설 투자 진행의 시차 등을 고려할 때 건설 투자의 하락 시기는 내년 하반기 이후로 예상된다."
 
매월 건설업계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가 있다. 바로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며, 100을 넘으면 그 반대다.
 
이 체감경기 지표를 활용해 국내 건설경기의 전반적인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0여년간 건설산업연구원에서 CBSI 뿐만 아니라 월간건설경기동향, 각 년도 건설경기전망 등 건설기업의 지표 분석을 도맡아오며 건설산업구조의 흐름을 그 누구보다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전문가다.
 
건설산업 베테랑 이 연구위원으로부터 향후 국내 건설경기 전망과 관련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으로부터 향후 국내 건설경기 전망과 관련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뉴스토마토
 
-국내 건설수주가 지난해 호조세를 보였는데 향후 어떻게 전망하는가.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국내 건설수주가 지난해 역대 최고치인 158조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건설경기 동행지표인 건설투자는 올 한 해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이후 국내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상당 폭 하락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어 향후 국내 건설경기 흐름에 대한 우려감도 일부 생겨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 사이클 상 호황기가 두드러질 경우 이후 나타날 불황기도 예년에 비해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올해 국내 건설수주의 하락은 지난해 수주의 호조세에 대한 통계적 반락 효과가 포함돼 있으므로, 향후 국내 건설경기 흐름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올해 국내 건설 수주의 감소 폭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더불어 향후 몇 년간의 건설수주 흐름에 대해 전망해야 한다.
 
이와 함께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국내 건설수주뿐만이 아니라 동행지표인 건설투자에 대해서도 전망해야만 향후 국내 건설경기 흐름에 대한 종합적 진단이 가능하다.
 
-향후 국내 건설경기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 이유는.
 
국내 건설수주는 2008년 이후 주택경기 침체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침체 국면에 접어들어 2013년에는 11년 사이 최저치인 91조3000억원을 기록했었다. 2014년부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국내 건설수주는 2년 만인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존 역대 최고치는 2007년의 127조9000억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이를 30조원이나 상회하는 호조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국내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10% 이상 크게 하락할 전망이다. 이 같은 감소 원인은 지난해 건설수주 호조세를 견인했던 민간 주택 수주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공공 수주는 민간 수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폭 감소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민간 수주는 전년 대비 15% 내외로 급감해 올해 국내 건설수주의 감소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민간 주택 수주는 전년 대비 15%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돼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내 건설수주는 내년 이후에도 향후 2~3년 간 감소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최근 국내 건설수주의 호조세를 주도했던 민간 주택 수주가 2017년 이후 감소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규 주택 공급은 2011년 이후 지속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특히 지난해 신규 주택 분양이 역대 최고치를 큰 폭으로 경신하는 호조세를 보였다. 올해 신규 주택 분양은 전년 대비 일부 감소했으나 여전히 양호한 모습을 유지해 공급 과잉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
 
신규 주택 입주 물량 또한 2017년 이후 지속 증가해 신규 주택 공급 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증가된다. 특히 지방의 주택 입주 물량은 2014년 이후 4년 연속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해 신규 공급 시장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외에도 그동안의 주택가격 상승, 가계부채 문제로 인해 대출 규제 완화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민간 주택 수주는 감소 국면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공공 수주도 중기재정운용계획상의 정부 SOC 예산의 변화, 공기업의 재정 상태 등을 감안할 때 민간 주택 수주의 감소세를 만회할 만큼의 증가세를 보이기 어려우며, 횡보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건설경기 하락에 따른 파급효과를 추정해 본다면.
 
2015년 국내 건설수주가 기존 역대 최고치인 2007년의 127.9조원을 30조원 이상 상회하였으므로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향후 2~3년간 국내 건설수주는 2015년 대비 35조원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국내 건설수주의 감소 규모인 35조원이 모두 건설투자의 감소 효과로 나타날 것으로 가정해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추정한다면, 향후 3년 동안 GDP 연평균 증가율을 0.72%p 감소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건설산업을 포함한 국내 전 산업의 생산액 감소를 초래할 가능성도 커진다. 부정적 파급효과가 향후 3년 동안 발생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평균으로는 23조1000억원의 생산액 감소 효과가 발생하고, 향후 5년 동안 발생한다고 가정할 경우에는 연간 평균으로 13조8000억원의 생산액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부정적 파급효과가 향후 3년 동안 발생할 경우에는 매년 15.0만명을, 5년 동안 발생한다면 매년 9.0만명의 취업자 수 감소 효과가 발생한다. 직종별로 살펴볼 때는 기능직과 단순 노무직 등 상대적으로 사회적 취약 계층에서의 취업자 수 감소 효과가 클 것으로 추정돼 고졸 취업자에서 가장 많은 수인 20만6000명 이상이 취업에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개원 2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2030 건설시장의 미래전망과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건설사들이 향후 예상되는 매출 급감에 어떻게 대비해야하나.
 
건설사들은 향후 예상되는 국내 공사 매출의 급감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2017년 하반기 이후 건설기업의 국내 공사 매출 하락이 시작되고, 2018년 이후에는 매출 하락세가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매출 절벽이 예상되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올해와 내년에 추가적인 수주 실적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다. 기업의 지속성 확보를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국내 건설수주도 향후 2~3년 동안 감소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주 실적 확보가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대형 건설사의 경우 매출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공격적인 해외 수주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해외 건설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무리한 해외 수주는 리스크가 높을 수 있어 보수적이고 선별적인 수주 전략이 요구된다.
 
결국 올해와 내년 수주 잔고 확보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구조조정 등을 포함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이후 당분간 지속될 국내 건설시장의 하강 국면은 이러한 국내 건설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맞물려 있어 건설기업의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신수종 상품 개발과 동시에 경쟁 열위 사업의 구조조정, 가치사슬 전후방으로의 확장 등을 포함한 사업 포트폴리오의 조정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M&A, 간접비 절감을 포함해 원가 우위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 등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책적으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정책적으로는 향후 급격한 국내 건설경기 하락과 이로 인한 거시경제 침체, 일자리 감소 등을 보완하기 위한 정책 방안 마련과 시행이 필요한 것으로 요구된다. 우선 최근 추진된 위험분담형(BTO-rs)과 손익공유형(BTO-a) 민자사업, BTL 민간 제안 등의 민자사업 활성화 방안이 조기에 정착돼 실제 민간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 모니터링 및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이어 노후 인프라 개선사업을 위한 추가적 예산 확보 및 집행, 동 사업에 RTL(Rehabilitate Transfer Lease), RTO(Rehabilitate Transfer Operate) 방식이 접목돼 민간 자본이 투입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반기 이후에는 주택 경기와 주택 수요의 급격한 하락을 막기 위한 정책적 방안에 대한 강구와 이행 역시 필요한 대목이다.
 
여기에 2018년 이후 건설투자가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함에 따라 추가경정 예산 편성을 통한 추가적인 SOC 예산 확보 및 집행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올 하반기 이후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국내 건설 수주의 하락세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바, 이 같은 정책적 방안들이 조기에 시의 적절하게 시행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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