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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신세계면세 명동·부산점 불편한 동거

각점포 운영 법인 달라…홈페이지·멤버십도 따로따로

2016-10-18 06:00

조회수 : 7,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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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 해외 출국을 앞두고 올해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인터넷면세점을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홈페이지에 접속한 직장인 A씨는 혼란에 빠졌다.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이 있는 명동점'과 '부산 출국시 3시간전 주문 가능한 부산점' 중 한곳을 골라야 쇼핑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부산점이 운영하던 인터넷면세점과 통합될 줄 알았던 홈페이지가 같은 주소를 이용하면서 부산점과 별개로 운영되는 것이다. 명동점으로 접속해 기존 아이디로 로그인을 시도하니 '부산점에 가입된 아이디'라며 회원정보를 이관하라는 안내창이 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신세계(004170)면세점은 서울 시내면세점인 명동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와 부산점, 인천공항점을 운영하는 신세계조선호텔 등 2개 법인으로 나뉘어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면세점 역시 동일 브랜드의 홈페이지 주소인 'ssgdfm.com' 하나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 주소로 접속하면 명동점(신세계디에프)과 부산점(신세계조선호텔) 중 선택해야 쇼핑이 가능하다. 고객들이 명동점을 선택할 경우 신세계디에프와 거래를 하게 되고, 부산점을 선택하면 신세계조선호텔과 거래하게 되는 셈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아직 부산점만 운영 중인 상태로, 기존 신세계면세점 앱이 최근 업데이트를 거쳐 '신세계부산면세점'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 같은 '한지붕 두 법인' 운영은 중국어 홈페이지도 마찬가지다. 국내 기업 사정에 어두운 외국인의 경우 혼동과 불편함은 더 클 전망이다.
 
면세점사업을 같은 그룹 내 다른 법인이 각각 운영하는 형태는 모양새도 좋지 않고 신세계의 면세점사업 성장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롯데면세점도 같은 브랜드를 갖고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2개 법인이 서울과 부산지역의 시내면세점을 나눠 운영 중이다. 다만 롯데면세점은 인터넷면세점의 홈페이지 주소를 별도로 운영하는데다 멤버십은 하나로 통합해 고객의 혼란을 줄이고 있다는 점에서 신세계와 대비된다.
 
신세계면세점의 이 같은 혼란은 두 법인이 아직 통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 시내면세점인 명동점의 인터넷면세점이 오픈되면서 일어났다. 신세계 측은 장기적으로 두 법인을 통합해 이 같은 혼란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홍보업무를 비롯해 MD 등 다양한 업무를 공조해 진행 중인 신세계면세점은 올 초 오픈한 서울 시내면세점인 명동점의 정상화와 올해 말 신규특허 취득을 준비 중인 2호점 등 더 급한 사안이 남아있어 다소 지체됐다는 설명이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법인 통합 작업은 현재 서류상의 문제만 남겨놓은 상태로 신세계 측에서도 최대의 '과제'로 인식하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해명과 달리 업계는 신세계면세점의 법인 통합작업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이다. 두 법인의 '주인'이 다르기 때문에 통합 작업이 그리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신세계디에프는 신세계가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로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맡은 회사다. 반면 신세계조선호텔은 이마트(139480)가 지분 98.78%를 소유한 자회사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회사로 분류된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은 지난 4월 지분맞교환을 통해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백화점을 독립적으로 이끌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 입장에서는 면세점 사업을 내주면 회사 규모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조선호텔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면세사업부가 1411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호텔사업부의 매출은 466억원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백화점과 이마트를 나눠 한차례 지분정리를 마친 남매가 면세점 사업을 두고 다시한번 지분정리 작업을 해야 하는 데 이 작업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법인이 다른 고객 정보 통합 시 일일이 고객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법적 절차 때문에 고객들의 이용에 불편이 따르게 됐다"며 "이 부분에 대해 고객들에게 고지하고 불편을 신속히 해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올 초 오픈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모습. (사진제공=신세계디에프)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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