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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장갑차 부품 납품대금 편취' 군수업자 징역 4년 선고

법원 "허위 발주서 작성 등 교묘하게 범행 주도"

2016-10-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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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납품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후 차액을 돌려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군수품 부품 공급업체 관계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사 차장 박모(42)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박씨와 함께 기소된 B사 차장 이모(39)씨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C사 이사 이모(51)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박씨는 납품대금을 부풀리기 위해 협력업체를 동원해 허위의 발주서를 작성하거나 허위의 거래명세표, 세금계산서 등을 발급받는 등 치밀하고 교묘하게 범행을 주도해 그 죄질도 매우 나쁘다"며 "A사에 피해 금액을 변제하지 못했고, 합의에 이르지도 못한 점 등을 종합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결했다.
 
B사 차장 이씨에 대해서는 "박씨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B사 대표의 지시에 따라 박씨의 범행에 소극적으로 가담했다"며 "박씨로부터 편취금액 중 일부를 직접 분배받지는 않았고, 중국 방문을 위한 여행경비나 술값 등을 일부 대납받았을 뿐이어서 이 범행으로 취득한 이익도 크지 않다고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C사 이사 이씨에 대해서도 "편취한 금액이 아주 크지는 않고, 편취해 되돌려 받은 금액 중 일부를 고객사의 경조사비나 접대비, 직원들 회식비 등으로 지출했다"며 "또한 피해 금액 중에서 개인적으로 사용한 부분을 변제하고, C사와 합의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지난 5월16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혐의로 박씨를 구속 기소, B사 차장 이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사기 혐의로 C사 이사 이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박씨는 2009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B사 등 3개 협력업체로부터 납품받는 K-21 차기보병전투용 장갑차, KH-178 견인용 곡사포 등 부품의 단가와 수량을 부풀려 납품대금을 지급한 후 실제 대금과의 차액 13억2000만원을 돌려받아 유흥비와 개인 사업자금 등으로 사용한 혐의다. 
 
B사 차장 이씨는 박씨와 공모해 2010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군수품 부품의 납품대금을 부풀려 실제 대금과의 차액을 박씨와 함께 사용하는 등 5억90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C사 이사 이씨는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비호 복합장갑차 등 부품의 단가와 수량을 부풀려 B사에 납품대금을 지급하고, 실제 대금과의 차액을 돌려받아 유흥비와 생활비 등으로 사용해 38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군 핵심전력인 장갑차, 곡사포 등 무기 부품의 공급 과정에서 사리사욕을 위해 국방예산 낭비를 초래한 비리를 확인하고, 이를 엄단해 방위사업의 정상화 계기를 마련했다"며 "앞으로 방위사업 비리를 지속해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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