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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전문건설 생존전략 "공동연구 통한 핵심기술 확보 시급"

핵심기술 확보 인식은 충분, 인프라 부족으로 개발에 어려움

2016-10-12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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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전문건설사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 연구기관의 공동연구를 통해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젊은 인력 확보를 위해 전문건설업을 벤처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관련 정책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12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 통계를 보면 2000년부터 5년 단위 전문건설업의 평균 성장률은 2000~2004년 13.4%, 2005~2009년 5.3%, 2010~2014년 -0.3%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또한 최근 5년간 전문건설업 업종별 평균 성장률을 보면 공공 SOC 등의 감소로 인해 토목 관련 업종의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대형업체들이 중소 지방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전문건설업체의 일감이 줄어든 것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일감이 줄다보니 입찰경쟁이 심화되고 저가수주를 반복하면서 공사를 할수록 손해를 보는 악순환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발표된 전문건설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원도급 공공공사의 경우 평균 249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해 경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규모가 영세하고 신용도가 높지 않은 전문건설업체의 경우 시중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조달이 곤란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금융기관 보다는 대표이사의 개인재산 등을 활용해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핵심기술의 중요성을 알고는 있지만 이를 실제로 행동에 옮길만한 여력이 없다는 것이 전문건설업계의 설명이다.
 
전문건설업계 관계자는 "핵심기술을 통한 고부가 사업 수주 필요성은 충분히 느끼고 있지만 자금이나 연구인력 등 관련 인프라가 부족해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해외진출이나 사업다각화 등에 대한 검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특허나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건설업체는 극히 일부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 실용신안, 건설 및 환경 신기술 등은 7700여건으로, 이를 보유한 업체는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원사 3만7102개사 중 1500여개(4%)에 불과하다.
 
숙련된 기술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건설업 종사자 중 근속기간이 10년 이상인 종사자는 전체의 32.8%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어느 정도 기술이 쌓이게 되면 대형업체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가용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문건설기업의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첨단 기술을 보유한 정부·민간연구기관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문건설공제조합 기술교육원에서 열린 건설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한 기능인들의 모습. 사진/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이에 홍성호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관련 자금, 연구인력 등 인프라가 부족한 전문건설업체의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 및 민간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핵심 기술 개발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동연구, 기술이전, 기술거래 등을 통해 외부의 기술이나 지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첨단기술을 개발했지만 사업화 및 실용화를 이루지 못한 정부 및 민간 연구기관과, 첨단기술을 원하지만 기술개발 인프라와 역량이 부족한 전문건설기업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전략이라고 홍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홍 연구위원은 또 "상품의 개념을 기존의 단순 현장기술이 아닌 설계와 운영·유지기술까지 망라한 시설물 구성요소의 종합생산기술로 확대하고, 고객의 범위도 국내 종합건설업체, 공공 발주기관으로 한정하기 보다는 해외 고객과 최종 사용자까지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전문건설업에 대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홍 연구위원은 "정부는 전문건설 WC(World Class) 100 프로젝트, 전문건설업 업종별 Top 5 기술 등과 같이 전문건설기업에 특화된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입·낙찰 제도 등 전문건설기업의 기술혁신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고 유능한 인재 유입을 위해 전문건설업을 벤처산업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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