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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수익보다 안전"…MMF 4일새 9조 뭉칫돈

외풍 피해 안전자산에 몰리는 시중자금

2016-10-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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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단기 투자처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최근 4거래일 동안 9조원 넘는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연중 최고점을 돌파하는 상황에서도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MMF가 '시중자금 블랙홀'이 된 것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MMF 설정원본은 117조4633억원(순자산총액 118조3046억원)으로 집계됐다. MMF 잔고는 지난달 월말 기관 자금수요 급증 영향으로 약 3개월 만에 110조원대가 붕괴됐으나 이달 들어 빠르게 시중자금을 쓸어담고 있다.
 
MMF는 단기자금 투자처이자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투자자들이 '외풍' 회피 용도로 쓰는 대표적 금융상품이다. 투자자들이 여기에 돈을 많이 넣고 있다는 건 그만큼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을 꺼린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 금리상승(채권가격 하락) 압력이 커진 여파라고 해석했다. 통상 금리상승 시기에 채권매도 자금이 잠시 MMF로 이동하는 경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달 강세랠리를 이어가던 국고채 지표물들은 이달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약세 마감했다. 이날도 모든 기간물별 국고채가 일제히 상승, 지난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안전제일' 성향은 펀드시장에서도 나타났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을 기준으로 최근 1주일, 1개월간 국내채권형펀드는 각각 1142억원, 3154억원을 빨아들였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에서 2962억원, 8593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연초 이후로 다시 봐도 채권형펀드로 7조4666억원이 몰렸고, 주식형펀드에서 8조3284억원이 빠졌다.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권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으로 삼성그룹주펀드 외의 주식형펀드 성과가 워낙 저조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를 외면한 이유다.
 
하지만 시장은 다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자극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계감은 여전하지만 최근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일정 부분 희석되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들어 코스피를 중심으로 거래규모가 늘고 있고 최근 두산밥캣이 예상치 않게 기업공개(IPO)를 연기했지만 이달 이후 대규모 IPO 청약 물량이 예정돼 있다"며 "삼성전자(005930) 지배구조 개편이슈로 커진 주식 매수 수요와 더불어 위험자산 회피 심리는 다소 누그러질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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