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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중국 가는 K패션)①한류 붐 타고 SPA 중국 진출

삼성물산·이랜드 중국 공략 가속화…"한류효과로 K패션 인기"

2016-09-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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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부는 한류 바람이 대중문화와 화장품을 넘어 패션산업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그 동안 한국 패션, 이른바 'K패션'은 중국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 스타일'에 대한 관심은 높았지만 글로벌 패션브랜드 및 중국 로컬 패션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최근 삼성물산 패션부문이나 이랜드, 한섬 등 굵직한 패션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중국 교복 시장을 잡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쁘다. K패션이 K뷰티의 바통을 받아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한국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들이 K패션 바람을 타고 중국 패션시장에 상륙하고 있다. 일찌감치 중국 시장에 공을 들여온 이랜드를 비롯해 중국 진출을 고대하던 삼성물산의 에잇세컨즈까지 상하이에 매장을 오픈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은 오는 30일 상하이 화이하이루 중심부에 에잇세컨즈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숙원사업이었던 중국 진출의 첫 발을 뗐다. 지난해 12월 알리바바 그룹의 티몰에 입점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이번에 상하이에 2층, 1100평 규모의 초대형 매장을 열며 중국 시장에 대한 본격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물산은 에잇세컨즈 브랜드 개발 단계에서부터 중국 공략을 강조해왔다.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인 8을 브랜드 이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였다. 숫자 8(八)은 돈을 번다는 뜻을 가진 '발(發)'과 발음이 비슷해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행사까지도 숫자 8을 강조하며 30일 오전 8시8분에 연다. 
 
에잇세컨즈가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꺼낸 비장의 카드는 한류스타 'GD'다. GD를 브랜드 모델로 기용하면서 지난달에는 콜라보레이션 제품도 내놨다. GD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에잇 바이 지드래곤(8 X G-Dragon)'과 GD가 즐겨 입는 스타일링을 제안한 '에잇 바이 지디스픽(8 X GD's Pick)' 등 두 가지 콜라보레이션 라인은 지난달 12일 판매를 시작한 이후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4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상하이 매장 오픈에 맞춰서 2차 콜라보레이션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매각한 브랜드 티니위니를 통해 중국에서 패션기업으로 자리 잡은 이랜드는 지난 2013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스파오와 미쏘 등 SPA 브랜드를 중국에 론칭했다. 올해에는 중국내 유통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이를 발판으로 패션사업 확장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랜드는 올 초 중국 유통기업 바이셩 그룹과 합작해 상하이 톈산로에 '팍슨-뉴코아몰'을 오픈하고 이곳에 스파오를 비롯해 신발 SPA 브랜드 '슈펜', 라이프스타일숍 '모던하우스' 등을 오픈했다. 
 
이랜드는 중국 시장을 글로벌 SPA 브랜드로 확장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 내에서 스파오 오프라인 매장 20곳, 미쏘 오프라인 매장 12곳 등을 운영 중이며 중화권인 대만과 홍콩, 말레이시아 등에도 스파오, 미쏘, 후아유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온라인쇼핑몰에서 시작한 토종 SPA 브랜드인 '스타일난다'도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으며 신성통상의 '탑텐'도 내년 중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종 SPA 브랜드들의 중국 공략이 가속화되는 바탕에는 '한류'가 있다. 한류가 하나의 문화로 소비되면서 한국 드라마나 예능에 등장하는 한국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한국 패션의 중국 시장 진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톈마오 글로벌몰에서 상위 50개 브랜드에 한국 패션브랜드가 20개 이상 선정됐으며, 한류 패션 전문 쇼핑몰 '한도우이셔'는 여성 패션부문에서 3년 연속 상위 3위 안에 들어갔다.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롯데백화점 명동점에서도 외국인 구매건수 상위 브랜드 10개 중 5곳이 의류 및 패션 액세서리 브랜드였다. 스타일난다의 경우 2년 연속 외국인 구매건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트라 중국 다롄무역관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국내 SPA 브랜드는 풍부한 내수시장 경험과 한국과 중국의 문화적·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성공적으로 중국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유행이 지나면 입기 힘든 해외 SPA 브랜드와 달리 유행을 타지 않는 베이직한 기본 아이템과 트렌디한 아이템을 동시에 갖춘 넓은 디자인 폭이 한국 SPA 브랜드의 장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시아인의 체형과 피부톤에 맞는 디자인과 색감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 중국 디자이너와의 합작을 통해 중국인의 신체적 특성을 세심하게 고려한 스타일을 출시한다면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물산 에잇세컨즈의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사진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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