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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 IFA…삼성·LG "프리미엄으로 차별화"

LG, 시그니처와 부품사업 '투 트랙'…삼성, 발상의 전환과 M&A

2016-09-0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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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고 있는 IFA 2016의 진정한 의미는 '무한경쟁'이다. 갈수록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IT·가전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차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 IFA에서는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B2B 마케팅에 집중했다. 소비자의 마음을 훔치는 브랜딩은 기술 이상의 경쟁력이다. B2B는 후발주자가 전세를 뒤집기 어려운 특성을 지닌다. 답은 차별화에 있었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은 2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IFA는 LG 시그니처 브랜드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확대·진출시키는 자리였다”며 “프리미엄 마케팅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LG 시그니처를 연내 유럽과 북미에 잇달아 출시한다. 내년에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중남미, 중동 등에도 선보인다.
 
현지 거래선의 공급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독일에 LG 시그니처 통합 체험존을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 마케팅에도 뛰어든다. 기존 가전매장은 물론 백화점, 고급 쇼핑몰 등 다양한 유통채널에도 진입한다. 조 사장은 “프리미엄 브랜드 도약의 초석을 공고히 하고자 노력한 결과 최근까지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LG 시그니처는 사실 내부에서도 그 가격이면 진열하기조차 어렵지 않겠나 걱정했는데, 예상보다 2~3배, 어떤 모델은 5배 이상 반응이 좋았다”고 귀띔했다.
 
B2B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LG전자는 3년 전 미국에 처음 선보인 LG 스튜디오 등을 시작으로 빌트인 사업을 확대해 왔다. 지난 7월에는 초프리미엄 빌트인 전문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한국과 미국에 동시 출시했다. 향후에도 초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신제품을 지속 선보일 계획이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연말까지 프리미엄 유통을 중심으로 미국 내 100여개 매장에 진입한다. LG 스튜디오도 진입 매장이 100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LG전자는 세탁기의 인버터 DD 모터, 냉장고의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무선 청소기의 스마트 인버터 모터, 정수기의 인버터 컴프레서 등 핵심부품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린다. 생활가전 완제품에 그치지 않고, 품질의 근간이 되는 핵심부품들을 판매한다. 이번 IFA에서도 프리미엄 가전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부품 세일즈에 열을 올렸다. 현재 컴프레서의 경우 외부 판매 비중은 약 40%며, 모터는 최근 외부 판매를 시작했다. 퓨리케어 공기청정기와 정수기, 코드제로 무선청소기 등 소형 가전에서도 핵심부품을 활용한 신제품을 꾸준히 내놓기로 했다. 조 사장은 “부품에 대한 바이어의 신뢰가 형성되면 오랫동안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며 “B2B 사업 영역을 확대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LG전자와 같은 노선을 걷는다. 다만, 전술은 '발상의 전환'이다. 전날 베를린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세탁 중에도 간편하게 세탁물이나 세제류를 투입할 수 있도록 한 ‘애드워시 세탁기’, 바람이 있어야 시원하다는 상식을 깬 ‘무풍 에어컨’을 예시하며 “소비자에 대한 배려를 바탕으로 한 혁신 제품들은 소비자가 그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에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럭셔리 주방가전 데이코 인수도 브랜드 강화 전략의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북미 빌트인 시장 진출에 앞서 사전조사 결과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 윤 사장은 “데이코를 슈퍼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필요하면 추가 인수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 구축을 위해서라면 자금 투입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를 통해 취약점으로 지목되던 빌트인에 대한 공략을 본격화한다. 그는 “B2B 사업은 그동안 사업 체질 개선에 노력하느라 집중을 못했지만, 미국 가전시장에서 빌트인이 15%, 유럽도 40%를 차지한다"며 "잘 준비해서 내년 라인업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시스템에어컨은 전체 에어컨 시장 740억달러 중에서 370억달러로 절반”이라며 “준비를 많이 해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사이니지도 B2B 성장성이 상당히 크다”며 “세계 1등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쟁사들도 프리미엄 전략에 베팅했다. 밀레는 먼지봉투를 과감히 없애고 고어텍스로 만든 반영구적인 미세먼지 필터를 장착한 진공청소기를 선보였다. 폼팩터를 바꾸면 비용이 늘어나지만 프리미엄의 차별화를 택했다. 소니는 오디오 신규 플래그십 라인 ‘시그니처 시리즈’를 내놨다. 최상의 사운드 구현을 위해 최고의 소재와 설계, 색다른 디자인을 적용했다. 히라이 카즈오 소니 사장은 “더욱 매력적이고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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