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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물고기이야기)원기 돋우는 추억의 별미 메기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양식연구센터 해양수산연구관 최혜승 박사

2016-08-19 08:00

조회수 : 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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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까지만 해도 여름 농촌에서는 가뭄으로 바짝 마른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웅덩이나 저수지의 물을 퍼내다 보면 속을 드러낸 바닥에서 튼실한 메기를 쉽게 잡을 수 있었다. 고기를 먹기 어려운 시절에 부드럽고 살집 많은 메기를 잡아 끓인 매운탕과 그 속에 넣어 먹는 수제비는 그 당시 최고의 영양식이었다. 요즘에도 기력을 보호하기 위한 건강식품으로 여전히 인기가 많다.
최승혜 국립수산과학원 박사
 
원산지가 아시아인 민물고기 메기는 한국, 중국, 일본에 고루 분포하고 있다. 더불어 미국의 챠넬메기, 유럽 메기, 열대산 대형종 메기(클라리아스메기, 팡가시우스메기 등) 등 여러 종류의 메기가 전 세계에 살고 있다. 주로 하천, 호수의 진흙바닥에 서식한다. 낮에는 물 밑의 흙속에 엎드려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다가 해가 진 뒤 새우, 게, 어린 물고기 등을 잡아 먹고 산다. 보통 2년이 지나면 20~40cm로 성장해 산란이 가능하며, 산란 시기는 5~7월으로 따뜻한 물에 산다.
 
몸통 앞부분은 원통형이나 뒤로 갈수록 옆으로 납작해지고 가늘어진다. 메기는 입이 크고 턱에 2쌍의 수염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위턱의 한 쌍은 길고, 아래턱에 있는 한 쌍은 짧아, 퇴화된 눈 대신 진흙바닥을 헤치고 다니면서 먹이활동을 하는데 있어 안테나 역할을 하는 주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최근 메기는 양식으로 많이 생산되고 있으며, 어업인의 소득증대와 국민 건강식품으로 제공하기 위해 연간 4000톤 가량 생산되고 있다.
 
메기는 지수식양식, 가두리양식, 저수지조방양식, 순환여과양식 등 방법으로 대부분 야외 노지에서 많이 양식하고 있다. 출하시기에는 매운탕용, 구이용, 조림용 등 수요자 구미에 맞는 상품으로 크기를 선별해 생산하고 있다. 민물고기 특유의 흙내를 없애기 위해 1주일 정도 맑은 물에서 관리 후 출하된다.
 
최근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미생물을 이용한 친환경 바이오플락양식기술(BFT)을 개발, 어류인 메기에 적용했다. 덕분에 야외양식에 비해 생산성이 높고 민물고기 특유의 흙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고품질 메기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렇게 생산된 메기로 만든 매운탕은 시식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기술이 상용화되면 전 국민들이 보다 맛있는 메기 매운탕을 즐길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메기는 저칼로리 고단백 식품으로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다량의 칼슘과 철, 비타민B를 함유하고 있어 임산부, 환자,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은 영양 공급원이다.
 
특히 메기는 철과 칼슘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A가 풍부해 산모나 성장기 어린이의 조혈제로도 이용된다. 동의보감에는 메기가 이뇨작용이 탁월하므로 몸이 부었을 때 메기탕을 먹을 것을 권하며, 메기의 침은 당뇨병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또 비타민B1이 풍부해 몸속 노폐물과 땀이 소변으로 빠지게 하고 단백질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요즘 같이 더운 여름철 보양식으로 제격인 셈이다.
 
메기는 거친 생김새와는 달리 속살이 희고 부드러우며 살집이 많다. 주로 매운탕, 찜, 구이 등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흙속에 몸을 박고 사는 습성 때문에 4~5일 정도 맑은 물속에 둔 뒤 요리하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구이나 튀김으로 이용할 경우에는 불에 살짝 요리해야 메기 고유의 질감을 살릴 수 있고,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무를 넣어 잠시 볶다가 물을 부어 끓인 다음 고추장과 양념을 넣어 끓인 매운탕도 일품이다. 메기 요리는 담백한 맛으로 한번 맛 본 사람은 계속 찾게 된다.
 
최근에는 인삼, 대추, 산초, 감초 등의 한약재를 넣고 끓여 민물고기 특유의 냄새를 없앤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다.
 
요즘 같이 무더위로 지친 날에는 옛 추억을 더듬으며 부모님 몸보신 시켜 드릴 겸, 메기탕 한 그릇을 두고 그늘나무 아래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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