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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야후메신저 철수로 웃는 프리본드

채권시장 참가자들 프리본드 가입 속도…한달새 2000명 넘게 증가

2016-07-3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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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8월 8일부터는 프리본드 메신저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이디는 야후메신저에서 쓰던 것과 동일하다는 점 참고해주세요."
 
채권시장 참여자들의 야후메신저를 통한 마지막 인사가 한창이다. 10여년 써온 야후메신저의 오는 8월 5일 서비스 종료일에 다다르면서다. 이번 야후메신저 종료로 수천조원 채권거래를 주고 받던 채권시장은 프리본드 대이동에 나섰다. 지난 한 달 동안에만 무려 수천건의 프리본드 가입자 증가가 뒤따른 이유다. 
 
31일 금융투자협회와 코스콤에 따르면 현재 채권거래 전용시스템을 이용하는 프리본드 가입자수는 2750명이다. 추가 신고서로 접수된 건만 100여건이 더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명간 3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야후메신저 종료 소식이 처음 전해진 지난 6월 가입자수가 2000명 초반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50% 넘는 증가세다. 메신저 버전만 이용하는 고객도 크게 늘었다. 6월 4000명을 하회하던 수준에서 현재 60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투협과 코스콤의 프리본드 담당자들이 네트워크 과부하에 대비해 지난 한 달, 인력을 충원해 비상근무체계에 들어간 까닭이기도 하다. 
 
그동안 프리본드를 외면했던 은행과 연기금, 보험사 등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가입이 주된 요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4월 오픈한 프리본드는 2012년 가입자수 2000명을 달성한 이래 수년째 성장세가 멈춘 상태였다. 야후메신저가 독식하는 구조 아래 파괴적 혁신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것이다.
 
무엇보다 시장에서는 이번 야후메신저 종료로 인해 국내 채권시장은 앞으로 금투협의 프리본드와 톰슨로이터의 로이터 메신저가 양분할 것으로 예상됐다. 로이터 메신저는 외국계 금융사들과 국내 시중은행 외환딜러들 사이에서 주로 쓰이는 메신저다. 하지만 사실상 대세는 프리본드로 굳어졌단 평가가 나온다. 또 다른 채권시장 관계자는 "비용문제다. 채권호가정보와 체결내역은 각각 3년, 10년간 저장돼야하는 사항이라 기록 저장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외국계벤더인 로이터에 비해 비용부담이 적다면 프리본드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스콤은 현재 이 저장비용을 단계적으로 로이터 대비 낮추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남달현 금투협 채권부장은 "프리본드는 채권거래에 최적화한 전용시스템인 만큼 보안과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하고 실시간 호가정보나 체결정보 등 채권시장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기능성 측면에서도 사설메신저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갖췄다"고 말했다. 
 
다만 로이터 메신저와의 혼용에서 오는 거래 혼선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대형증권사 채권운용역은 "프리본드가 채권거래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익숙해지면 전보다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문제는 로이터 메신저와 혼용될 경우 생길 거래 혼선인데 은행 쪽에서 로이터 메신저 사용을 압박하는 것으로 안다. 당분간은 두 가지 메신저 모두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프리본드와 로이터의 경쟁이 다소 치열한 전개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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