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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주 증상은 주의력결핍이다. 주의력·집중력이 부족해 산만한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ADHD 아동들에 대하여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안다. ADHD 아동들도 특정한 상황과 주제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인다는 것을...
ADHD 아이들은 원천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문제는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해야 할 주제가 너무 많은 것이다. ADHD 중증으로 위스콘신대학의 교수가 된 로버트 저겐의 설명에 의하면 자신은 4~5가지의 주제가 한꺼번에 관심거리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즉 여러 가지 주제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상태이기에 한가지 주제에만 관계하고 있는 일반인들과는 다른 행동 양식을 보일 뿐이라고 한다.
집중력이란 특정한 정보에 대한 추적력을 의미한다. 정보를 추적할 가치가 있을 때까지 추적을 지속한다는 의미에서 보자면 ADHD 아동들의 집중력은 결코 부족한 것이 아니라 주의를 기울여야 할 주제가 너무 많은 것이 문제다. 그러기에 하나의 주제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게 나타날 뿐이다. 이는 왕성한 호기심을 가진 것을 의미한다. 즉 ADHD 아동들은 다발적인 호기심의 소유자들인 것이다.
호기심이야말로 집중력의 산물이며 학습능력을 고취시키는 원동력이다. ADHD 아동들이 창의성이 더 많다는 주장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창의성이란 호기심과는 또 다른 능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ADHD 아동들이 호기심이 왕성하다는 사실에는 대체로 동의가 된다.
결국 주의력결핍이라는 의학적 용어는 "다발적으로 왕성한 호기심" 이라는 의미를 지닌 적절한 용어로 대체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일반아이들에 비하여 왕성한 탐구심을 발동시킬 수 있는 놀라운 재능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ADHD 아동들은 결코 주의력과 집중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호기심에서 유발된 주제가 아니라 단지 강요된 주제로의 주의 집중을 거부하는 것뿐이다. 머릿속에 훨씬 재미난 주제가 연속으로 떠 오르는데 어떻게 집중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이들의 호기심은 다발적이면서 연속적이기까지 하다. 호기심이 있는 주제에 대하여 빠르게 직관적인 이해가 이루어져 호기심이 해소되면 이를 외부에 표현하고 공유하기 보다는 빠르게 다른 주제로 이동한다. 그야말로 호기심이 샘솟듯이 발생하기에 빠른 주제이동을 보일 뿐이다.
강요된 주제, 지루하게 지속되는 주제, 반복적인 형식, 이런 것들이 ADHD 아동들의 에너지를 갉아 먹는 것들이다. 이것들은 ADHD 아동들에게 참을성이 부족하다는 결과를 유도해내는 교육방식들인 것이다. 이러한 교육방식들도 이제는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만 사실 완벽히 기대하기는 불가능하다.
우리가 ADHD 아동들을 치료하는 이유는 이렇게 일반화된 사회적 통념과 교육방식 속에서 그들이 상처받지 않고 최대한 장점을 살려 이 사회에 적응하고 기여하면서 살 수 있게 하기 위함임을 강조하고 싶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경원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전)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