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윤다혜

(Edu)유아기 수학, 학습지부터 버려라

기호 계산 교육효과 없어···같이 놀며 개념 가르쳐야

2016-05-10 08:00

조회수 : 5,687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학교 수업성취도와 대학 입시에서 수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가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되지 않고 수학을 친근하게 느끼게 하기 위해서 어릴 때부터 값비싼 수학 교구를 사주고 학습지와 학원을 통해 다양한 수학 학습을 접하게 한다.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이기숙 교수는 "수학적 개념은 의외로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된다. 수학을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유아기의 자녀에게 수학 학습지를 시키는 일부터 과감히 그만둘 것을 권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영·유아기부터 수학의 기본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유아에게 수학기호나 추상적이고 단순한 수 계산은 교육적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자칫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기 쉽다.
 
수학의 본질은 공식에 따라 문제를 풀고 셈을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수학은 이해력과 논리력, 추리력, 합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학문으로, 생활 속에서 수학적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수학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아이가 수학을 친근하게 느끼기를 바라고 아이에게 수학적 감각을 키워주고 싶다면 부모가 즐겁게 놀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다양한 사물을 이용해 아이와 수학과 관련한 놀이를 함께하면 단순 계산을 반복시키는 수학 교육보다 훨씬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영·유아기에 접하는 수학은 부모와 함께할 수 있고 일상에서 재미있게 놀면서 배울 수 있는 경험으로 다가가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수학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수학적 사고력과 개념을 잘 이해할 수 있다.
 
특별한 교구를 이용해 정해진 시간에 수학 관련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간식을 먹으면서 간접적으로 자연스럽게 수 개념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우리 식구가 몇 명일까?", "우리가 밥 먹고 물을 마시려면 컵이 몇 개나 있어야 할까?" 등 이런 질문이 숫자 쓰기보다 더 큰 효과가 있다.
 
또 아이와 대화를 할 때 조금만 신경 쓰면 수학적 사고를 높일 수 있다. 식사를 준비하며 식구 수대로 수저를 준비하게 하거나 서로 다른 과일을 비교하며 '무겁다', '가볍다'와 같은 개념을 알려준다. 과자를 먹으며 '동그랗다', '삼각형이다' 등 도형과 관련된 어휘를 사용하면 아이의 언어 능력뿐 아니라 수학적 사고력에도 도움이 된다.
 
간식을 먹을 때도 과자의 숫자를 하나하나 세면서 나눠주고 낙엽을 주울 때 같은 색깔의 나뭇잎을 모아 보여준다. 피자를 먹을 때도 잘라서 몇 등분이 되는지 아이에게 알려준다. 이렇게 아이에게 구체적인 사물을 이용해 알려주면 수학을 친근하게 여기게 될 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늘 수학적 사고를 하게 될 것이다. 부모와의 친밀감 형성은 덤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이 2014년 7월21일부터 한달간 열린 가운데 한 어린이가 짚을 만들어 엄마와 함께 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 윤다혜

  • 뉴스카페
  • email